親러 헤르손 행정부수반 “쇼이구 러 국방장관 자살해야” 극언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모습. [AP]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 과정에서 러시아가 점차 열세에 빠지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회 위원장까지 나서 거짓말을 멈추고 진실을 말할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내놓았다.
6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 국가두마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친(親)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성향의 방송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고위 인사들이 거짓말을 멈추고 진실을 말할 필요가 있다”며 “당국자들에게 사실대로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솔로비요프의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된 인터뷰에서 카르타폴로프 위원장은 “전에도 여러번 얘기 했었는데 우선 우리는 거짓말을 그만해야 한다”며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개별 고위 인사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 영토 내 도시 밸류키가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공격 받고 있다”며 “우리는 현지 주지사나 최전선에 파견된 특파원, 텔레그램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지만 국방부의 보고는 로켓 300개를 파괴하고 우크라이나 내 나치 세력을 제거했다는 식의 내용만 이어지며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가운데) 러 국가두마 국방위원회 위원장의 모습. [로이터] |
밸류키는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州)의 한 도시다.
카르타폴로프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멍청하지 않다”며 “푸틴 대통령의 잘못된 나치주의를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했다”고 폭탄 발언도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지고 자살을 해야 마땅하는 취지의 극언도 점령지 친러 관료의 입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헤르손주 친러 점령지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온라인에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정말 많은 사람이 ‘내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국방장관이었다면 장교로서 스스로에게 총을 쐈을 것’이라고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나 장교라는 단어는 많은 이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 않나”라고 조롱했다.
헤르손주(州) 친러 점령지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의 모습. [스트레무소프 텔레그램] |
스트레무소프는 앞서 군 지휘부를 공개 비판한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에 대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한 그에게 동의한다. 잘했다”고 말했다.
카디로프는 이달 초 동부 요충지 리만을 우크라이나에 뺏기자 리만 지역 군 지휘부를 이등병으로 강등하고 최전방으로 보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그는 “군대에서 족벌주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국방부는 스트레무소프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