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러 강경파에 굴복한 푸틴…“우크라 미사일 보복에 강경파 환호” [나우,어스]
러 강경파, 크름대교 폭발로 불만 최고조
“푸틴, 곧 전술핵 사용 시사해 위협 더 끌어올릴 수도”
[Andrew Roth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강경파들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무차별적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 방송,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부 강경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공격을 가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정치 평론가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대해 “러시아 내 정치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푸틴이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지배계층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힘의 과시가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푸틴 대통령이 무력함이 드러나고 말았다”며 “러시아군이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들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진격을 거듭하자 러시아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러시아군은 물론,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진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전쟁 강경론자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장이 군 수뇌부를 ‘무능하다’고 몰아세우는 등 러시아 강경파 사이에서는 근래 러시아군의 무기력을 성토하면서, 전선에서 더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크름(러시아명 크림)대교 폭발사고 이후에는 매파 언론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가 우크라이나를 관대하게 대해 러시아가 고통을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암흑 시대로 처넣어야 한다고 말하며 무자비한 복수를 주문하는 등 강경 여론이 들끓었다.

푸틴 대통령이 의도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무차별 공습에 러시아 강경파들은 일제히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디로프 체첸 수장은 이날 공습에 대해 “100% 만족한다”며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망쳐”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러시아 국영 TV쇼 앵커 올가 스카베예바는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작전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는 지난 7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제 시작되려다 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종군 기자 알렉산드르 코츠는 이번 공습이 “일시적인 보복이 아닌 새로운 전쟁 체계이길 바란다”며 우크라이나가 국가의 기능을 상실할 때까지 폭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NYT는 푸틴 대통령이 크름대교 폭발 사고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을 지목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로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갈등을 일으키기보다 전쟁 확산을 통제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으로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을 임명하는 등 전쟁을 키우려는 행보도 보이고 있다. 수로비킨은 30년 넘는 세월 동안 전장에서 부패와 가혹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다.

러시아 정치·사회학자인 그리고리 유딘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키워야 한다는 강경 매파들의 압박에 굴복했다”면서 “그는 곧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해 전쟁 위협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