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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장' 승진으로 가는 길?…이재용, 삼성 계열사 광폭 행보에 ‘눈길’ [비즈36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준공식 등 찾아
복권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삼성SDS·삼성생명 등 두루 방문
만 10년째 부회장…회장 승진과 컨트롤타워 재건 필요성 제기돼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중순 복권 이후 비(非) 전자 계열사로 경영 보폭을 적극 확대하며 연말 회장 승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계열사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임직원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 구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1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의 바이오로직스 제 4공장을 찾았다. 생산 능력만 24만ℓ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인 이곳은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은 제 4공장 건설에 약 2조원을 투자했다. 제 4공장이 가동되면서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총 42만ℓ를 확보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 4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 부지를 모두 활용하게 되면서,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새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의 초격차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이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가동을 시작한 제 4공장을 직접 점검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각각 만나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찾은 것은 10여년 전 신수종 사업으로 점찍은 바이오를 집중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삼성의 과감한 투자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 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방문을 비롯한 삼성 내 비(非)전자 계열사 등에 대한 이 부회장의 행보에 주목한다. 각 계열사 현장을 찾는 횟수를 늘리자 회장 취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국내외 삼성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직원들과 소통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가장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8월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SDS, 9월에는 삼성생명 등을 연이어 방문했다. 특히 금융 계열사 임직원까지 직접 챙긴 모습은 뜻밖이란 평가가 나왔다.

해외 기업과의 접촉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달에는 보름간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지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과 해외 현장 경영을 펼쳤다. 최근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영국 팹리스 암(ARM)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 등을 논의하는 등 ‘빅 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부회장은 12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 회의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 과거 미래전략실에 버금가는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등에 대한 논의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전자 경영전략담당 상무,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부사장·사장을 거쳐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이후 25년 만인 2016년엔 등기이사직에 올랐으나 형사처벌 대상자로 거론되면서 2019년 물러났다.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이 병석에 누운 2014년 이후 이 부회장이 삼성을 이끌며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고, 이 회장 별세 후 삼성의 실질적 ‘회장’이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회사 내부에서부터 형성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만 10년’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현대차·SK·LG 등 주요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다.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까진 오는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11월 19일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 등에 맞춰 취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내년 3월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에 등기 임원에 오르면서 회장 직함을 다는 방안 등도 언급된다.

지난 9월 중순 2주간의 해외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회사가 잘 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며 말을 아낀 바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삼성은 여전히 반도체·바이오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회사”라며 “이 부회장이 넓은 범위의 삼성 계열사 전반 업무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이를 관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회장 승진과 컨트롤타워 재건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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