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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전선으로도 세계 1위 거뜬” SK가 ESG 잘 하는 비결? [비즈360]
배터리 음극집전체 소재 생산 SK넥실리스
폐전선에서 구리 추출해 원료로 사용
원료 단에서부터 자원순환 기여
전북 정읍 소재 SK넥실리스 건물 전경

[헤럴드경제(정읍)=서경원 기자] SKC의 자회사로 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SK넥실리스는 구리를 최대 원재료로 한다. 동박(銅箔)이 말 그대로 동(구리)을 박지처럼 얇게 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께 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안팎의 얇은 구리포일(Copper Foil)인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집 전체에 사용된다.

눈여겨볼 점은 SK넥실리스가 이 구리를 해외광산에서 수입하지 않고 전량 폐전선 등에서 추출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려진 전선에서 추출한 구리를 용해한 뒤 전기가 흐르는 제박기에 주입하면 제박기의 드럼 표면에 얇은 구리 막이 형성되면서 동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SK넥실리스는 최근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변동성이 높았던 구리 가격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국내외 폐전선 리사이클링 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구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원료 단에서부터 자원 순환으로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구리선 [게티이미지]

SK넥실리스 정읍 공장의 제박기는 두께 6㎛, 너비 1.4m로 세계 최장인 77㎞(서울∼천안 거리)까지 동박을 생산할 수 있다. 6㎛는 머리카락 두께(약 120㎛)의 20분의 1 수준이다. 77㎞ 길이의 동박을 생산하기 위해선 3박4일 동안 제박기를 돌려야 하는데, 이렇게 완성된 동박롤의 무게만도 6t에 달한다. SK넥실리스는 인력 필요 공정을 최소화하고, 제조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로 전환한 상태다. 이것이 동남아, 유럽 등 해외 증설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연산 5만t 규모의, 올해 6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도 같은 규모의 공장을 착공했다. 북미 투자 후보 지역은 미국과 캐나다 내 4곳으로 압축해 검토하고 있으며 4분기 내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북미 지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지이자 소비 시장으로 꼽히지만 이차전지용 동박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역내 생산 수요가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SK넥실리스 관계자가 생산된 동박을 검수하고 있다. [SK넥실리스 제공]

이에 SKC는 고객사에 보다 밀착해 요청사항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국과 캐나다 두 곳에서 동시에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글로벌 동박 업계 처음으로 고객사와 협력해 전용라인 구축도 추진한다. 2025년 북미 지역 증설이 완료되면 SKC는 한국을 전략,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및 고부가 제품생산 거점으로, 말레이시아 공장은 원가 우위 기반의 아시아 공략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또 폴란드와 북미 공장은 현지 고객사에 밀착 대응하는 전초기지로 삼는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글로벌 핵심 거점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확보, 세계 최대 생산능력(연산 25만t이상)을 갖출 계획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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