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러시아군 병사들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전방에 투입되기 전 훈련을 받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음. [타스]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 중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을 대상으로 강간 등 성폭력을 저지르는 것을 '군사 전략'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유엔 고위 관계자의 충격적 주장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AFP 통신,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분쟁 중 성폭력 문제를 담당하는 프라밀라 패튼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는 이날 AFP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패튼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 병사에 의해 100건 이상의 성폭력이 자행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피해자의 연령 역시 4~82세로 매우 다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패튼 대표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르고 있는 성폭력이 연령과 성별을 넘어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과 소녀들이지만, 일부 남성과 소년들의 경우에도 피해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성폭력 범죄의 특성상 밝혀진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쟁 중 얻어진 통계란 점에서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패튼 대표는 “러시아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우크라이나인 피해자들의 진술을 들어보면 러시아군 병사들이 비아그라까지 들고 다니며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며 “이는 러시아가 성범죄를 군사적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까지 파괴하려는 의도가 담긴 고의적 전술”이라고 말했다.
동원령에 의해 강제 징집된 러시아군 병사들의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음. [CNN 방송 화면 캡처] |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군 병사들이 여성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를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철수한 우크라이나 영토 내 우크라이나 주민들 중에서도 러시아군 병사들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이 잇따른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하르키우 지역에 대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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