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주지사 및 부처 장관에 현장방문 지시…국가수사위 수사 착수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항만도시 예이스크 시내 아파트에 러시아군의 최신형 전투기 수호이(Su)-34 한 대가 추락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유튜브 'The Su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군의 최신형 전투기 수호이(Su)-34 한 대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아조우(러시아명 아조프)해 연안 러시아 영토 내에서 이륙한 직후 엔진에 불이나 추락, 주변 아파트를 덮치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Su-34 전투기가 훈련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중 1개 엔진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에 떨어졌다”며 “전투기가 아파트단지 마당에 부딪힌 뒤 연료에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예이스크는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항만도시로, 우크라이나 전선과 인접해 있으며 러시아군의 대형 공군기지가 있다. 우크라이나전쟁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마리우폴을 아조우해를 끼고 직선거리 70㎞ 정도 떨어진 곳에서 마주 보는 도시다.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쿠렌코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화재로 인해 22명이 다쳤다”며 “잔해에 깔린 사람은 없으나 비상사태부 구조대원들이 계속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비상사태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6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2명을 포함한 1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미하일 무라시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다친 어린이가 모두 4명이며 이 중 일부는 부상 정도가 꽤 심하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다녀간 베니아민 콘드라티예프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아파트에 번진 불은 진화됐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 재난당국은 이날 오후 6시20분께 9층 아파트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으며, 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으며 25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또 아파트 1층부터 5개층 2000㎡, 17가구 이상이 불에 탔다고 덧붙였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항만도시 예이스크 시내 아파트에 러시아군의 최신형 전투기 수호이(Su)-34 한 대가 추락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유튜브 'The Sun' 채널 캡처] |
텔레그램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아파트 바로 앞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는 장면과 불길이 아파트 1개 라인 거의 전체를 삼킨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이 빠른 속도로 공유됐다.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현지 주지사와 관련 부처 장관에게 현장을 방문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모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사고 직후 범죄 혐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국가수사위는 “군 조사관들이 사건 경위와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Su-34는 대당 가격이 3600만달러(약 517억원)에 이르는 러시아 공군의 최신형 전폭기다. 러시아는 지난 3월 기준 Su-34 120여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 15대 이상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