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무기거래, 무인비행기, 탄도미사일 개발 관련 기업들 매우 신중해야”
이란 외무부는 부인·“서방 뉴스는 정치적 의도”…백악관 “이란 계속 거짓말”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드론이 날아가고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 민간인 지역에 무인기(UAV) 자폭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 드론은 이란제 샤헤드-136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이란의 첨단 무기 금수 조치는 2023년 10월까지 유지됨에 따라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보고, 이란과 무기 협력을 하는 기업과 국가를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AFP]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민간인 지역 공격에 쓰인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이 이란제인 것으로 파악하고, 17일(현지시간) 이란 드론 업체와 협력하는 국가와 기업에 제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이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한 건 2015년 이란과 주요 6개국 및 유럽연합(EU)가 체결한 핵합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며, 영국, 프랑스와 함께 이에 대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로이터,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베탄트 파텔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 영국, 프랑스 동맹국들이 이란이 무인항공기(UAV)를 러시아에 공급한 건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31호 위반이라는 평가를 공개적으로 제공했다”며 “이건 우리도 동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민간인 지역 공격에 쓰인 이란 무인기 샤헤드-136. [AP] |
파텔 대변인은 “이란에서 러시아로 무기 거래나 UAV 또는 탄도미사일 개발 등과 관련해 이란과 일하는 이들은 매우 신중해야한다”며 “미국은 가해자에 대한 조치와 제재 부과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란과 동맹을 심화하는 건 이 지역과 전 세계에 걸쳐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이란과 미국간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맞춰 2015년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31호에 따라 이란의 핵 개발 중단을 대가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 결의안에 따라 이란의 재래식 무기 금수 제재 시한은 2020년 10월 18일 부로 해제됐다. 하지만 미사일과 관련 기술에 대한 제한, 드론 같은 첨단 군무기 금수 조치는 2023년 10월까지 유효하다.
러시아군이 주로 사용하는 드론은 ‘가미카제 드론’이라고 불리는 이란제 무인항공기 샤헤드-136로 알려져있다.
러시아군의 이란제 드론 공격이 이어지자 민간인들이 급히 대피하고 있다. [CBS뉴스 유튜브채널] |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제로 보이는 드론이 키이우 시내를 공격했다는 보도를 모두 봤는데도 이란은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이 문제에 대해 진실하지 못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무기를 제공했다는 것을 부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미 7월부터 경고한 대로 이란은 러시아에 UAV 판매를 계획 중이었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군은 물론 민간을 상대로 이를 사용한 광범위한 증거가 있다”고 했다.
이란제 자폭 드론이 키이우를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전날 이란 외무부는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보냈다는 서방 뉴스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전쟁 당사국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키이우 수도 아파트가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나고 연기가 치솟고 있다. [CBS뉴스 유튜브채널] |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이 새로운 드론 공격을 시작했으며, UAV 중 일부는 격추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최근 들어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 자폭 드론 공격을 퍼붓고 있다. 전날 키이우 아파트 건물이 공격받아 4명이 숨지는 등 전국에서 민간인 8명이 희생됐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