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총사령관, 러 TV 인터뷰서 “헤르손서 고전중…어려운 결정할 수도”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러시아 뉴스채널 ‘로시야 24’와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Hitagara'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임명한 행정부 지도부가 주민들에게 러시아령(領)으로 대피하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전날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까지 헤르손 지역 주둔 러시아군의 ‘작전상 후퇴’를 시사하면서 러시아가 헤르손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가 전날 밤늦게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 게시한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곧 헤르손에 공세를 시작할 것”이라며 “(주민들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가능한 한 빨리 대피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스트레무소프 부수반은 이날 추가 게시물을 통해서는 전선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주민들을 향해 “최대한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드니프로강 넘어 러시아 지역으로 약 5만∼6만명이 이주할 예정이며 이를 완료하는 데에는 약 6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도 내놓았다.
앞서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러시아 뉴스채널 ‘로시야 24’와 인터뷰에서 헤르손 점령지 상황에 대해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민간인의 대피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한 것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수로비킨은 “최고 사령관이 강조한 대로 빠른 속도를 추구하는 대신 병사를 아끼고 적을 막으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한다”며 “러시아군은 앞으로도 적시에 신중하게 행동하되,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이 어떤 것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군인과 민간인 피해를 줄이겠다는 발언을 고려하면 헤르손에서 전면 대피령 또는 최악의 경우 전략적 후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가 18일(현지시간) 밤늦게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 게시한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곧 헤르손에 공세를 시작할 것”이라며 “(주민들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가능한 한 빨리 대피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하고 있다. [키릴 스트레무소프 텔레그램] |
최근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는 주민들에게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를 비롯한 러시아 영토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으며, 러시아도 피란민에게 주택을 비롯해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는 이달 들어 헤르손주에서 약 500㎢에 달하는 점령지를 우크라이나에 빼앗기며 헤르손 점령군의 고립 위기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잠시 소강상태지만, 헤르손의 보급로가 끊임없이 포격을 받는 가운데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름대교마저 폭발하면서 점령군의 전력이 계속해서 약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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