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Djuki Sa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이 발동한 ‘부분 동원령’을 통해 강제 징집된 병사들이 있는 신병 훈련소를 방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열세에 몰린 탓에 악화된 국내 여론을 진정시키고 자신이 건재하다는 점을 과시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가 운영하는 TV는 푸틴 대통령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랴잔 지역의 징집병 훈련소를 방문한 모습을 이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일정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동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훈련소에서 징집병들이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고 장갑차와 맞서 싸우는 모의 훈련을 진행하는 것을 지켜봤고, 비상 의료 상황이나 화재 등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받는 모습도 참관했다.
또, 사격용 귀마개와 보안경을 착용한 푸틴 대통령이 위장용 그물 밑에 엎드려 최신 러시아제(製) 저격총 ‘드라구노프 SVD’를 여러 발 쏘는 장면도 TV를 통해 방영됐다.
영상 속에서 푸틴 대통령은 징집병들에게 “훈련소에 온 지 얼마나 됐는가”, “예전 실력이 다시 돌아오는 것 같은가” 등의 말을 걸기도 했고, 훈련병들의 신체나 장비 등을 손으로 치며 친근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유튜브 'Djuki San' 채널 캡처] |
서방언론은 푸틴 대통령의 훈련소 시찰이 점령·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 고전을 거듭하며 후퇴까지 검토되고 있는 상황에 나왔다는 데 주목했다. 지난 9월 발동한 부분 동원령 이후 제대로 된 훈련 없이 부실한 장비만 갖고 전장에 바로 예비군들이 투입되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 자국 내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행보를 통해 자신에게 불거진 ‘건강 이상설’도 해소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70세인 그가 암, 파킨슨병, 조현병 등 각종 질병을 앓고 있다는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것도 지지율을 깎아 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실제 푸틴 대통령이 훈련소를 방문했을 당시 그의 곁에는 의료 물품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방을 든 수행원이 뒤따랐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수행원은 핵 공격을 원격으로 승인할 수 있는 장치가 든 것으로 추정되는 케이스를 들고 푸틴의 뒤를 따랐다고도 설명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