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이란에서 구입한 자폭 드론 ‘샤헤드-136’의 모습. [유튜브 'MILITARY TUBE TODAY'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가 강화하고 있는 이란제(製) 자폭 드론 공격에 빠른 속도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한 ‘3단 방어 전략’으로 공격에 나선 70% 이상의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23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가 자폭 드론 공격을 본격화한 지난 9월 이후 우크라이나가 3단계의 강력한 드론 방어 전략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3단계 드론 방어 전략은 24시간 하늘을 순찰하는 전투기와 지상 발사 대공미사일, 기관총 등으로 드론을 격추하는 지상군으로 구성된다.
유리 사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고문은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현실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지난 8월 이란에서 구입한 샤헤드-136 드론의 70% 이상을 격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주 러시아 자폭 드론을 지난 9월 13일 처음 격추한 이후 지금까지 최소 23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카라야’라는 별명의 우크라이나 공군 미그기 조종사는 이달 중부 도시 빈니차에서 샤헤드-136 5대를 격추해 국민 영웅이 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방어망이 큰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값비싼 미사일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을 타격해야 하는 상황이란게 가성비 측면에선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값비싼 미사일로 드론을 타격해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며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그게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군사 분석가들은 자폭 드론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현대 무장 충돌에서 중요한 무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우방국들에 드론 방어용 방공시스템 지원을 요청하며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크 국방부 고문은 우크라이나가 3단계 드론 방어망을 통해 자폭 드론 격추 방법을 터득하면 우방국들도 이 경험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2일 대국민 연설에서 “아직 기술적으로 러시아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100% 격추할 능력은 없지만 우방국 도움으로 점차 이에 근접해 가고 있고 공군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서방국들에 방공시스템 구축을 위한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