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인정 발언이나 룰라 당선인 축하 인사는 없어
브라질 대통령선거 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실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선거 종료 44시간 여만에 대선 패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직접 패배를 시인하는 발언이나 룰라 당선인에 대한 축하는 뺀 채 “헌법을 계속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뉴스 유투브채널]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패배한 ‘우파 후보’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브라질 대통령이 선거 종료 44시간 여 만에 공개 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대선 패배 인정은 하지 않은 채 일부 지지자들의 시위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분노와 불공정함”의 결실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몇분 만에 끝난 짧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유권자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헌법을 계속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 직후 시루 노게이라 대통령 비서실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내년 1월 1일 취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선인에게로 권력 이양 절차의 시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대선 패배를 시인하는 발언을 하거나 룰라 당선인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축하 인사 등 룰라 당선인과 대화도 하지 않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표 지지층인 트럭기사들이 고속도로를 점령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유로뉴스 유투브채널] |
이와 관련해 브라질 대법원은 성명을 내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선거결과를 인정하고 권력이양 개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남미 좌파의 대부'로 2003∼2010년 브라질 대통령을 지냈던 룰라 당선인에게 1.8% 포인트 차로 졌다. 그는 브라질 대선에서 연임에 실패한 첫 번째 대통령이다.
선거 종료 뒤 그의 침묵이 길어지자 트럭 기사 등 소수 지지층들은 고속도로를 막고 시위를 계속했다. 일각에선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룰라의 재집권을 막아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의 시위를 “대중적인 운동”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위자들은 재산을 파손하거나 시민이 왕래할 수 있는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