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공화 지도부 경선·내년 1월 공식선출
차기 하원의장 자리를 예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유튜브 'ABC New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하원 과반을 차지하며 승리한 가운데, 차기 하원의장 자리를 예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통적 보수주의자로서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호위 무사’를 자처해 온 만큼, 매카시 원내대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견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1965년생으로 올해 57세인 매카시 원내대표는 선거운동 기간에 이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을 시사하고 “백지수표는 안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지원도 손보겠다고 공언하는 등 바이든 정부와 일전을 예고했다.
그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결코 탄핵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절대 안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국경강화법안을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며 바이든정부의 이민정책을 손질하겠다는 의욕을 보이면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래 문제 등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열어뒀다. 또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대응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독극물이 들어오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중국에 대해 정면 공격을 먼저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작은 정부와 자유시장 정책, 낮은 세금을 선호하는 보수주의자로 정부 예산 삭감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매카시 원내대표를 두고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의 재림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40년 만에 공화당의 하원 선거 승리를 이끌었던 깅그리치 전 의장은 클린턴 정부 때 정부를 강도 높게 몰아세우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 주의회를 거쳐 2006년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중앙 정치를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면서 9선 의원이 되는 그는 다수당 하원 원내수석 등을 거쳐 하원 원내대표가 됐다.
그는 공화당이 다수당이던 2014~2018년 존 베이너 및 폴 라이언 하원의장 밑에서 하원 다수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또 공화당이 소수당이 됐던 2019년 이후에는 소수당 하원 원내대표로 실질적으로 하원을 이끌어왔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2010년께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과 함께 영건스(Young Guns)로 불리면서 보수의 세대교체를 추진, 주목을 받았으며 2015년 하원의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설화(舌禍)’로 경선에서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공화당 주도로 설치된 하원 벵가지특위가 당시 유력한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정치적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때 하원의장이 된 폴 라이언 의장이 2016년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그는 그때부터 친트럼프 행보에 나섰다.
미국 하원의장은 다수당 내 선출 절차를 거쳐 118대 의회가 시작하는 내년 1월 3일에 하원에서 뽑는다. 공화당 차기 지도부 선출은 내주에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공화당 내에서 매카시 의원 경쟁자는 없는 상태지만, 공화당이 민주당과 격차를 벌리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매카시 의원은 지지 당부 및 표 단속에 들어간 모습이다. 하원 의장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과반(218석)이 필요한데 민주당과 표차가 크지 않을 경우 공화당 내의 반란·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매카시 의원은 전날밤부터 하원의원 당선자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앞서 하원에서 대승을 전망했던 매카시 의원은 이날 새벽 2시 당선이 확정된 후 워싱턴DC에서 연설을 했으나 확고한 승리 선언은 하지 못했다. 그는 대신 “내일 아침이면 우리는 다수당이 되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소수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