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부부의 모습. [유튜브 'Inside Editio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그동안 적수가 없는 것으로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도전 가도에 큰 장애물이 등장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상원 과반 의석을 민주당에게 내준 것을 두고 ‘트럼프 책임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도 표심까지 얻으며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차기 대선 주자 1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미 중간선거가 치러진 다음 날인 9일부터 3일간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와 공화당 성향으 무당파 중 42%가 디샌티스 주지사를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지했다. 이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진행된 비슷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180도 다른 결과다. 지난달 13~17일 유고브가 야후뉴스와 함께 미국 성인 16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45%로 35%에 그친 디샌티스 주지사를 앞섰다.
조사 결과를 두고 유고브는 “한 달 전과 상황이 역전됐다”며 “강성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공화당 성향 무당파의 경우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하는 비율이 드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선 승부를 가르는 ‘스윙 보터(중도층)’의 민심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떠나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널트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모습. [유튜브 'Inside Edition' 채널 캡처] |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 불리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밖의 고전을 펼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시각이 공화당 성향의 중도층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도 확산 중인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불렀다고 해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통적 보수주의자로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극우와 거리를 두고 있는 합리적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직 2024년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인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일 ‘견제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상승세를 꺾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WP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여러 패배에 직면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능력에 새로운 우려가 나오는 반면, (선거에서 승리한) 디샌티스 주지사는 힘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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