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란 제재 한계”…인터넷 주문 선적은 못막아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중 드론이 격추돼 시가지로 떨어지고 있다. [WSJ 유튜브채널]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쓴 이란산 드론의 부품 중 4분의 3이 미국과 미 동맹국들이 제조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작성한 관련 문건을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이란제 모하제르-6 드론 등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이 격추 또는 포획한 드론의 부품을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200개 이상의 드론 부품 가운데 절반 가량은 미국 회사들이 제조한 것이며, 3분의 1은 일본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소유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와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등 첨단 칩 제조업체의 제품도 발견됐다.
WSJ는 이란에 대한 서방 제재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결과가 드론 기술이 이란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서방 국가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이란제 드론 파편들과 부품. [WSJ 유튜브채널] |
서방의 보안 관리들과 산업계는 부품 중 다수가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어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들을 통해 쉽게 이란으로 선적될 수 있다며 그런 방식의 제품 환적은 법 위반이지만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미 상무부 관리들은 이들 부품의 출처 확인은 거부하면서도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용될 수 있는 무기의 확산 (방지)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그런 행위와 관련이 있는 모든 불법 수출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를 잘 아는 업계 관계자들은 상무부 산업보안국이 이란 드론에 사용된 서방 국가 부품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언급된 업체들 대부분은 WSJ에 관련성을 부인했다.
키이우에 있는 비영리단체인 '독립 반부패위원회'(NAKO)는 우크라이나군 정보 당국이 내놓은 이 보고서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