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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아닌 ‘윤핵관’ 딜레마…與전대 ‘역풍’ 우려 커졌다
정진석, 윤핵관 향해 “후보 간 경쟁 과열…발언에 날 서 있어”
장제원·박수영, 나경원 겨냥 “느닷없이 민주투사로 둔갑” 비판
당내에선 ‘역풍’ 우려…“전대, 총선에서 ‘득’ 아닌 ‘실’ 될 수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의 당대표 도전을 두고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나 전 의원 행보가 정치권 이슈를 모두 집어 삼키는 블랙홀로 작용하자, 친윤계 의원들이 십자포화를 퍼붓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홍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은) 당대표의 얼굴로 치르는 선거가 아닌 윤 대통령의 얼굴과 성과로 치러질 선거”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후보 간 과열 경쟁이 염려된다”며 “전당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상대방을 향한 말이 같은 당 동지라고 하기엔 너무 날이 서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나 전 의원을 향한 친윤계 의원들의 파상공세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15일 SNS에 “당대표 출마자는 물론 우리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비윤’ 메시지를 내는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클린선거 소위원회’를 설치해 의원들 간 네거티브 설전을 제재할 방침이다.

친윤계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을 ‘제2의 유승민’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약진하는 등 ‘윤심 마케팅’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김장연대’의 장제원 의원은 지난 14일 SNS에 “얄팍한 지지율과 일자리가 필요한 정치 낭인들에 둘러싸여 헛발질을 거듭하고 있는 나 전 의원이 느닷없이 민주 투사로 둔갑해 벌일 눈물의 출마 선언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당내 최대 친윤계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 간사인 박수영 의원도 SNS에 ‘羅(나경원) 홀로 집에!’ 이미지를 올리면서 “나 전 의원이 잘못된 판단으로 아래 사진처럼 희화화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며 “자기를 버렸다면 더 큰 성취를 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압박했다.

당내에선 ‘윤핵관’ 정치가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를 당에서 축출에 몰두했던 ‘윤핵관’들이 타깃을 나 전 의원을 변경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의원은 “전당대회가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친윤’과 ‘반윤’을 나누지 말라고 경고한 것도 문제”라며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친윤’과 ‘반윤’을 나누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로 컨벤션 효과를 누린 뒤 총선까지 승리하겠다는 여당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등 흥행요소가 사라진 것도 이러한 우려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도 “이미 진흙탕 싸움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면 윤핵관들의 갈라치기는 더 심해질 것이고, (나 전 의원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들에게 ‘윤석열당’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밖에 안된다”며 “본질적으로 ‘나경원 딜레마’가 아닌 ‘윤핵관 딜레마’”라고 비판했다.

당권주자들 사이에선 ‘반(反)김기현’ 연대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안철수 나경원 윤상현 연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 출연해 “김장연대는 본질이 영남 연대라 수도권에 대한 대처를 잘 못할 것”이라며 “지난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전체가 아니라 수도권에서만 패배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번에도 영남 쪽만 모이면, 줄을 안 서면 공천받지 못할 거고, 이게 공포정치의 본질과 가깝다”고 지적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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