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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 정책 수장이 홍보한 ‘특례보금자리론’..오히려 손해 볼 수도
“고정금리 정책상품으로 갈아타야”
금리 인상기에는 서민 이자부담 경감 대책
시장금리 하락 추세에서는 무용론
정책금리 오르고 시장금리는 하락, 경제 시각차
대출 기본금리 하락 가능성↑ 가산금리 인상 가능성↓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정부는 이자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안심전환대출, 보금자리론, 적격 대출 등 유사상품을 통합해 ‘특례보금자리론’으로 단일화했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하루빨리 정부 지원으로 출시될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라는 취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 역시 오를 것으로 전망을 하면서다.

성 의장은 이날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며 “물가를 잡기 위한 고육책이나 시장 금리의 인상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반영될 수 있어 서민과 실수요자들에게는 막대한 이자 부담으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집권여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성 의장의 발언은 당장은 맞는 말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틀릴 수도 있다.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그간 ‘저금리 시대 종결’이라는 말처럼 시장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정금리 대환대출을 할 경우 금리 인하 효과를 못 볼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다.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금리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채시장에서 벤치마크(기준)인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13일 0.097%포인트 하락한 3.369%에 마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국채 금리는 오히려 더 떨어진 것이다. 3년 만기 국채 금리와 기준금리는 2020년 3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뒤집어졌다. 정책금리로 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20년 12월 0.5%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3.5%로 2년 만에 3%포인트(p)가 올랐다.

국고채 5년물 금리 역시 하향세가 뚜렷하다. 올해 1월 2일 3.81%를 기록했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3일 3.27%로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은행 대출금리의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은행채 5년물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사실상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은행채 5년물 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국내 시중은행 주담대 상품인 혼합형(5년 고정금리+변동금리) 금리를 좌우한다. 5년간 고정된 금리를 적용받다가,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데 이 기준이 5년 만기 은행채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본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이다. 은행채 금리는 기본금리다. 가산금리는 리스크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법적비용 등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며 들인 비용이다.

지난 13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78~7.41%다.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4% 후반에서 5% 초반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 기존 주담대 금리가 특례보증금자리론 금리보다 낮은 수준대가 나타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 부실 위험이 높아진 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며서 가산 금리 역시 높아진다는 논리다. 이에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의 기본금리가 낮아져도 가산금리 영향으로 현재의 대출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최근의 정치권 분위기를 보면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야가 한 목소리로 은행의 예대이자율 차이를 비판하고 있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인상 폭이 크다는 문제의식이다. 정치권에서는 은행의 대출금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장치까지 마련하고 있다. 사실상 은행 내부적으로 결정해온 가산금리 책정에 개입하겠다는 셈이다.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최근 은행의 예대금리차와 이로 인한 수익을 공시, 보고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결국 향후 대출금리 추이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쪽은 기본금리인 시장금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정책금리는 오르는데 시장에서 결정되는 시장금리는 떨어지는 이유는 거시적인 경제 전망에 대한 금융당국과 시장과의 시각차에 기인한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그간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금리의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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