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17일 “마음의 결심이 거의 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며칠 째 ‘당권도전’ 시사를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대구 동화사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 전 의원은 “그러나 언제, 어떤 결심을 말씀 드릴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나 전 의원은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이 나 전 의원 지지율을 넘어섰다는 최근 여론조사와 관련해 “여론조사 결과가 좋다고 출마하고, 좋지 않다고 출마하지 않는 건 아니다”며 “관계없이 전당대회의 모습이 어떻게 가야하나, 당의 미래는 어떻게 돼야 하느냐가 근본적인 고민 지점”이라고 했다.

‘윤핵관’ 의원들을 향한 우회적 비판도 이어졌다. 나 전 의원은 “당대표의 덕목은 뭐니뭐니 해도 국민의 뜻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고 이간질하지 않고 국민의 마음과 뜻을 잘 전달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총선 승리에 제가 어떤 자리와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나 전 의원은 SNS에 윤 대통령의 ‘해임’ 결정에 대해 “대통령께서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며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사의를 표명했으나, 윤 대통령은 나 전 의원이 맡고 있던 기후환경대사직까지 포함해 나 전 의원을 ‘해임’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SNS]

이에 ‘친윤계’ 박수영 의원은 SNS에 “대통령과 당을 흔들고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책임당원들이 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을 겨냥했다. 박 의원은 “해임과 사직서 수리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인사결정”이라며 “고위직의 경우 보통은 사직서를 내면 이를 수리해서 공직을 떠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통령께서는 사직서 수리가 아닌 해임이라는 초강수의 인사 결재를 택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매우 중요한 공직의 무게를 인식하지 못하고 석 달 만에 내던지는 어리석음을 야단치신 것이고, 한해 12조 내지 16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을 대통령,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등과 조율 없이 던지는 가벼움을 단죄하신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을 일갈했다.

나 전 의원은 박 의원의 글에 대해 “더 이상 관련해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