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 올라온 기아 챌린지 영상 갈무리 [틱톡 @hajra.re, @negasi_enterprise999]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훔치는 인증 동영상을 올리는 틱톡 챌린지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자동차 절도 방지 시스템이 없는 연식의 자동차를 노린 범죄다.
이른바 ‘기아 챌린지’로 불리는 이 같은 절도 행각은 지난 7월 밀워키에서 시작돼 현재 수도인 워싱턴DC까지 확산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DC 외곽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 카운티 경찰은 최근 ‘기아 옵티마’ 차량을 훔쳐 운행한 혐의로 17세 소년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회수된 차량 운전석 바닥에서 시동을 걸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USB 케이블이 발견됐다.
경찰은 현대차·기아를 노린 절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차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올 들어 이 지역에서 발생한 차량 절도의 절반이 현대차·기아 차량것이며, 지난해에는 도난당한 차량의 6분의 1이 현대차·기아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18일에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이 “현대차·기아 차량 도난이 늘고 있다”며 차주들에게 추가적으로 도난 방지 장치를 장착할 것을 당부했다.
틱톡에 게시된 기아 챌린지 영상 일부 [유튜브 WFAA 갈무리] |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자동차 절도 방지시스템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연식의 현대차·기아를 노린 챌린지가 틱톡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절도범들은 대부분 10대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제작된 일부 기아차 모델과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생산된 현대차 일부 모델이 주요 타깃이다. 이들은 자동차 창문을 깨고 들어가 키홀드를 뜯고, USB 케이블 등을 이용해 시동을 걸어 차량을 훔쳤다.
기아 챌린지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미시건, 필라델피아 등에서 도난 신고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챌린지로 인해 차량 도난 사건이 급증하면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차주들의 집단 소송도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집단 소송을 나선 차주들은 “기아차와 현대차는 너무 훔치기 쉽고, 10대와 11세 어린이들까지 차를 훔치며 즐기고 있다”면서 “이러한 동영상 한 편이 3300만뷰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기아도 대응 마련에 나섰다. 현재 지역 당국과 협조해 차량 소유주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있으며, 오는 3월 피해 차량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중이며 이 외에도 다른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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