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오파드2 지원 명분 쌓아주기 성격도
독일 의회, 전차 지원 위한 토론 개최
미국 M1A1 에이브럼스 전차. [로이터]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미국이 자국 주력 전차 ‘M1 에이브럼스’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르면 이번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에이브럼스 전차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되면 러시아가 직접 운용하는 전차와 첫 대결을 벌이게 된다. 독일 정부 역시 자국산 ‘레오파드2’ 전차의 지원과 재수출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현지 매체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지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르면 이번주 내에 공식 발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지원 발표가 있더라도 실제 인도시기는 불분명하다. 에이브럼스 전차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 데에 일반적으로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M1 에이브럼스 전차. [US밀리터리뉴스 유튜브 캡처] |
이번 발표는 레오파드2 전차 지원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독일에 외교적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에 레오파드2 지원을 요청했고 폴란드와 핀란드, 덴마크가 자국이 보유한 레오파드2를 보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레오파드2 제조국인 독일이 제3국 수출을 승인하지 않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확전을 주도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미국이 M1 에이브럼스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면 레오파드2 지원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워 왔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가스터빈 엔진을 사용하는 M1 에이브럼스는 운용과 보수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지원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독일 레오파드2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M1 에이브럼스 지원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 상원에서도 초당파 의원그룹이 바이든 행정부에 에이브럼스 전차를 지원해 독일과 동맹국이 더 많은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라고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수개월의 논쟁 끝에 레오파드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독일 의회가 25일 관련 토론을 통해 레오파드2 전차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독일 베를린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레오파드2 지원에 대한) 우리의 결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독일 레오파드2 전차. [EPA] |
특히 레오파드2 전차를 보유한 파트너 국가들을 상대로 필요하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전차 운용 관련 훈련을 시작해도 된다고 권장했다고 강조했다. 또 자국 차원의 레오파드 전차 상황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면서 "상황이 생기면 신속히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도 말했다.
독일군은 현재 320대의 레오파드2 전차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 중 몇 대가 전투 배치를 위한 준비를 마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레오파드2 전차는 서방 전차 중 우크라이나가 운용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전차로 꼽힌다. 120㎜ 활강포와 7.62㎜ 기관총을 무장으로 갖췄다. 최대 시속 70㎞, 비포장도로에서는 시속 50㎞로 주행할 수 있다. 이 밖에 급조폭발물(IED)과 지뢰, 대전차 사격 시스템 등도 갖췄다. 특히 디젤엔진을 채용해 연료효율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