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EPA]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의 영공에 무단 진입한 중국 무인 비행선을 ‘정찰 풍선’으로 규정하고 미사일로 격추시킨 미국의 행위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4일(현지시간) 격추한 풍선이 기상관측 등 과학연구에 쓰이는 중국의 민간용 비행선으로, 기후 등 영향으로 우발적으로 미국에 진입했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뒤 “늘 국제법을 짓밟고 다른 나라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침범해온 것은 미국이라는 것은 역사가 입증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 비행체의 영공 진입이 국제법 위반이자 주권 침해라는 미국 측의 대중국 비판에 맞대응한 것이다.
이어 마오 대변인은 “미국 측이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심지어 무력 공격까지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유튜브 'FOX 10 Phoenix' 채널 캡처] |
그는 또 “중국은 항상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및 공영의 3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바라보고, 동시에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려 한다”면서 “비행선이 미국 영공에 잘못 진입한 것은 완전히 예기치 못한 우발적 일이었지만, 중·미 관계 안정과 개선에 대한 미국의 진정성과 위기 처리 방식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지난 5일 미군의 비행선 격추에 대해 “명백한 과잉 대응으로, 국제법의 정신과 국제 관례를 엄중 위반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해 미측에 “결연한 반대와 강렬한 항의”의 뜻을 피력했다.
아울러 마오닝 대변인은 지난 3일 발표된 국무원 간부 인사의 하나로 좡궈타이 기상국 국장이 면직된 것이 이번 풍선 사건과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 “인력자원부가 홈페이지에 소식을 발표했다”며 “나는 그 방면의 정보를 가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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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력자원부는 3일 좡궈타이 기상국 국장 면직 인사를 다른 면직 인사와 함께 발표했는데, 그날은 ‘정찰 풍선’ 문제가 미국 측 발표로 불거진 당일이다.
그러나 좡 전 기상국장은 이번 사안이 불거지기 보름여 전인 지난달 중순 이미 간쑤성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으로 임명됐다는 점에서 기상국장 면직이 풍선 사안과 관련 있을 여지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6일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는 미국 매체를 포함한 외신 기자들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참석해 이번 ‘정찰풍선’ 갈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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