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Bart Park'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중국의 강제 노동 수용소를 언급한 에피소드를 홍콩 서비스에서 삭제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에서 지난해 10월 선보인 ‘심슨 가족’의 ‘화난 리사’ 에피소드는 홍콩 디즈니플러스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에피소드에서 마지 심슨이 운동 강습을 받던 중 강사가 “중국의 경이로움을 보라. 비트코인 광산,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만드는 강제 노동 수용소”라고 말하면서 중국 만리장성 사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언제 해당 에피소드가 홍콩 서비스에서 삭제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엔 등은 중국 당국이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을 중심으로 한 무슬림 신자 100만명 이상을 강제 노동 수용소에 가둬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중국 당국은 해당 시설이 직업 교육소라고 주장한다.
디즈니플러스가 홍콩 서비스에서 중국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을 삭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21년에도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가 삭제됐으며 이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 관한 내용이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심슨 가족은 1976년 숨진 뒤 유해가 방부 처리돼 베이징 톈안먼 광장의 기념당에 안치된 마오쩌둥 중국 전 주석의 ‘미라’를 감상하는데, 톈안먼 광장에는 ‘1989년 이곳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또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상징하는 ‘탱크맨’ 사진을 연상케 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반부패와 개혁 등을 요구한 대학생 중심의 시민 시위대가 인민해방군에 의해 유혈 진압되면서 많은 사상자를 낳은 1989년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패러디한 내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서방 기업들은 중국과 같은 주요 시장에서 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점점 더 많이 수정하고 있다”며 “그러한 자기 검열은 2020년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후 홍콩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6월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후 홍콩 정부는 이듬해 ‘전영(영화)검사조례’ 개정을 통해 당국이 ‘국가안보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영화의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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