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첫번째 TV토론에 앞서 천하람· 김기현·안철수·황교안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첫 TV토론회는 ‘1위 후보’ 김기현 후보를 향한 견제로 시작해 안철수 후보의 ‘총선 후 대표직 사퇴’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황교안, 천하람 후보가 각각 ‘부동산 투기 의혹’과 ‘윤핵관 공천 개입’을 주장하며 김 후보를 압박하며 한때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밋밋했다”, “예상 그대로의 토론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윤심’이 좌지우지 하는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의제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15일 열린 TV조선 주최 토론회에서 가장 많은 견제를 받은 후보는 김 후보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6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예상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며 “후보들이 누구를 공격할지 어떤 대답을 할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김 후보를 향한 공격은 예상했는데, 김 후보의 반응 또한 예상대로였다”며 “김 후보는 기존에 해왔던 방식대로 윤심을 전달하기 바빴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당 전당대회 치고 후보들 간 신경전이 과열된 것은 맞지만, 그 내용이 항상 똑같다 보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신경전과) 비슷했던 것 같다”고 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식사하면서 시청했는데 넘기면서 보기 좋은 토론회였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김 후보를 향해 “왜 윤핵관과 손을 잡냐”고 압박했다. 김 후보는 “저는 진박감별사의 행태에 대해서 매우 못마땅해하는 사람”이라고 답했지만 천 후보가 말을 끊으며 대답을 다하지 못했고, 이들은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윤핵관이 나쁜 사람들이냐”, “도대체 뭘 이야기하는 것이냐, 아직 공천이 진행되지도 않았다”고 거세게 반박했다.

황 후보가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연대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한 황 후보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장 평론가는 “김 후보가 계속해서 연대를 앞세우는 가운데, 자신과 연대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자 황 후보가 ‘김기현 때리기’를 통해 ‘단일화는 없다’는 메시지를 피력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총선 직후 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것과 관련해 윤 실장은 “대선 주자가 어떻게 자신은 대선 주자가 아니라도 할 수 있겠냐”며 “총선에 이기더라도 이를 대선에 활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다른 후보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메시지 인 것 같다”고 평했다.

‘돌풍’과 ‘미풍’의 사이인 천 후보에 대해선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천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일반 대중의 관점에서 봤을 때 (후보가) 정상인지 아닌지 테스트하는 질문이 몇 개 있다”며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질문 해야 하고, 제가 천 후보라면 하겠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박 평론가는 “천 후보는 젊고 새로운 이미지라 무슨 말을 하더라도 가장 인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로, 후보 입장에선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면서도 “천 후보가 좀 더 돋보이는 발언을 할 줄 알았는데 자신만의 메시지나 ‘당대표가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메시지가 기대만큼 없었고, 더 큰 한방을 보여주는 데에는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장 평론가는 “천 후보의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못했다”며 “김기현, 안철수 후보가 상대적으로 천 후보에게 질문을 잘 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강 후보가 천 후보에게 ‘왕따 전략’을 써 양강 구도를 유지하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