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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감염막는 콧속 혈관·림프관 3D 미세지도 첫 완성
국내 연구팀 연구 국제학술지 게재
고규영(오른쪽) IBS 혈관연구단 단장.[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사진)과 홍선표 연구위원 연구팀은 코 속 혈관과 림프관의 3차원 미세지도를 최초로 완성했다.

코로나19 증상 원인 파악, 비염치료 개선 등 비강면역 연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심혈관 연구’ 표지논문으로 선정, 21일(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코는 후각을 담당하는 감각기관인 동시에 외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외부공기를 데우고 습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특히 비강의 점막은 외부의 병원균과 이물질을 막아주는 최초의 면역 장벽 기능을 수행한다.

혈관 연구단은 점막상피세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섬모상피세포가 코로나19 초기 감염과 증식의 주요 표적임을 규명하고, 비강 내 백신 투여로 점막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효과적인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전략일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실제 당시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멸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강 내 투여해 비강면역을 형성,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인구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강면역을 형성하는 데에는 면역세포의 활성 못지않게, 미세혈관과 림프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면역세포가 림프절로 이동하고 다시 비강점막으로 돌아오는 통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강 내 복잡한 구조 때문에 미세혈관과 림프관의 공간분포나 상호 연결 등 3차원적 구조와 세포수준의 특성이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포나 조직에서 특정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형광물질로 표지한 후 단백질과 반응시켜 그 위치를 관찰할 수 있는 면역형광염색법을 활용했다. 이 첨단 시각화기술로 생쥐와 인간 비강 내 미세혈관과 림프관의 3차원 미세지도를 완성하고, 비강의 형태학적 구조를 넘어 면역 반응에 대한 분자세포적 수준의 특성을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법을 병행하여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분석 결과, 일반적인 모세혈관 외에 정맥혈이 순환하는 정맥동 혈관이 비강 내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뾰족한 형태의 말단을 가진 비전형적인 림프관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수한 분포를 보였다. 일반적인 림프관의 말단은 둥근 형태다. 이러한 혈관과 림프관의 분포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병원균에 대한 면역반응을 잘 수행하기 위해 특화된 것으로, 비전형적 림프관 내에는 다른 장기의 림프관보다 많은 수의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이동함을 발견했다.

생쥐 비강 내 혈관 및 림프관 3차원 구조.[IBS 제공]

연구진은 알레르기 비염, 코로나19 등의 실험동물 모델을 이용해 비강 내 혈관 변화를 관찰했다. 흥미롭게도 비염에 의해 정맥동 혈관이 위축되고, 코로나19에 의해 염증화가 일어났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정맥동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됨을 관찰했다. 다양한 병증으로 인해 비강 내 생리기능과 면역기능이 약화됨을 알 수 있었다.

홍선표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비강 내 특화된 혈관과 림프관을 활성화하면 바이러스 감염 등에 대한 효과적인 비강면역을 확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호흡기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 연구를 비강에서 인후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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