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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료 15배 인상...거대 AI기업에 종속 우려
비영어권 국내 기업엔 부담 더 큰 구조

챗GPT 열풍은 기회이자 위기다. 챗GPT의 장악력이 커질수록 위기감은 더 고조될 전망이다. AI는 딥러닝과 학습량에 따라 빠르게 진화한다. 실제 챗GPT의 행보가 그렇다. 널리 쓰일수록 시장 선점 효과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은 신사업의 기회를 주지만, 이후엔 오히려 챗GPT를 비롯, 거대 AI기업의 기술력에 사업이 좌우될 우려도 상존한다.

이미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오픈AI는 GPT4를 출시하면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사용료를 크게 인상했다. 현재 기업이 GPT를 사용하게 되면 오픈AI에 토큰(Token, AI가 이해하는 언어 단위로 과금 기준이 되는 단어 수)에 따라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GPT3.5 터보는 토큰 1000개당 0.002달러(약 3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GPT4에선 15배나 인상된 0.03달러(약 39.3원)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초기엔 사용량이 많지 않으니 별 부담이 안 되겠지만, 챗GPT를 활용한 서비스가 성공을 거둘 수록 비용부담이 크게 체감될 구조”라고 전했다. 성공하면 오히려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챗GPT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국내 기업으로선 더 부담이 크다. 챗GPT는 비영어권 서비스의 비용 부담이 더 크다. 모델 자체가 영어권 이용자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에도 영어 단어 1개를 한국어로 서비스하게 되면 약 6배 가량 비용이 더 필요하다.

오픈AI가 GPT4부턴 주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데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존과 다른 전략이다. 오픈AI는 GPT4 출시와 함께 기술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여기엔 GPT4의 진화된 기술력과 성능 등을 담았다. API 역시 공개하며 기업이 다양하게 GPT4를 사업에 응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AI의 성능을 보여줄 세부 데이터는 비공개했다. GPT4 이전엔 AI 성능 수준을 보여주는 파라미터(매개변수) 수도 모두 공개했지만, GPT4에선 공개하지 않았다. 종합하면, GPT4를 사업에 활용하는 데엔 적극 공개하지만, 개발 기술 자체는 철저히 비공개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오픈AI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서 이젠 기술독점의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챗GPT가 향후 얼마나 시장을 독점적으로 장악할지 여부다. 후발주자도 연이어 AI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구글이 21일(현지시간) 바드를 출시한 것 외에 메타는 라마를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챗GPT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이 시장을 장악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국내 기업 입장에선 한국 시장에 적합한 AI 개발이 필수”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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