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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과 돌...EV9 콘셉트는 자연”
EV9 빚은 박병규·한상혁 연구원
별과 돌, 상징으로 디자인 정체성
‘공기역학’ 활용 높은 효율성 구현
한상혁(왼쪽)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 연구원과 박병규 책임연구원이 EV9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아 제공]

별은 고대부터 경이로움의 상징이었다. 아무도 가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 그래서 늘 탐구의 대상이었던 존재.

EV9을 디자인한 박병규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 책임연구원은 인류에게 동경의 대상이던 별을 차량 외장램프에 담아내려고 했다. 강력한 메인 빔은 ‘가장 밝은 별’을 상징하도록 중심에 넣고, 주간주행등들은 주변에 넣어 별자리를 잇는 ‘작은별’로 꾸며냈다.

‘스타 맵(Star Map·별자리 표)’이라고 일컫는 외장램프 디자인은 이렇게 탄생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밤하늘의 별자리와 자연의 직선적인 조형미에서 얻은 영감을 외장램프에 녹여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에서 EV9을 디자인한 박병규 책임연구원과 한상혁 연구원 두 디자이너를 인터뷰했다. EV9은 기아 전동화 라인업 중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많은 디자이너가 작업에 참여해 열정을 쏟은 제품이다. 각자 디자이너는 차체와 램프, 휠을 따로 개발한 후, 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한 연구원은 차체 디자인 담당, 박 책임연구원은 램프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다.

하지만 함께 협업한 많은 디자이너들이 염두에 둔 콘셉트가 있다면 바로 ‘자연’이었다. 한 연구원과 박 책임연구원도 EV9의 외장 디자인을 관통하는 철학을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이라고 요약했다. 두 연구원은 자연의 웅장함을 디자인에 구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전기자동차의 미래형 디자인이 한 눈에 들어오도록 힘썼다고 설명했다.

EV9은 기아의 두번째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첫선을 보였던 EV6 디자인은 날렵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부각시켰다면, ‘플래그십’ 모델인 EV9은 여기에 자연이 주는 웅장함을 더했다. 이를 통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EV9의 차체 디자인에서 이런 철학이 뚜렷하게 묻어난다. 한 연구원은 “EV9은 차체를 지탱하는 4개의 바퀴와 그 위에 놓이는 각진 휀더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면서 “각진 휀더와 바퀴는 자연속의 바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차체는 전체적으로 유선형태의 모습을 띠고 있다. 한 연구원은 “친환경 차량이기에 자연을 담아내면서도 미래자동차인 EV9의 모습을 디자인에 담아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량 단면을 기준으로 봤을 때 EV9의 측면과 후면부 디자인에서는 간결함을 부각시켰다. 주름없이 들어간 측면부의 롱 후드, 검은색으로 칠해진 A필러가 그 상징이다. 한 연구원은 “간결함을 통해서 차량에 단단한 느낌을 추고 싶었다”면서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 볼륨감 넘치고 매끈한 표면과 대비를 주려고 했다”라고 표현했다.

전면부는 각진 굴곡을 넣어 ‘강인함’을 형상시키는 대조를 줬다. 리어램프에서 시작한 차량의 각진 부분은 각자 방향으로 퍼져 나가는 형태를 띠고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를 통해서 강인한 인상을 주려고 했다”면서 “전면부의 강인한 느낌이 EV9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V9은 친환경차량인만큼, EV9 차체 여러 부분에는 전비 효율성에 신경을 쓴 디자인 요소가 숨어 있다. 한 연구원은 “EV9은 범퍼 하단과 차량 후변부 코너 부위를 각지게 다듬었는데, 이는 공기흐름이 차량의 표면에서 박리되게 하기 위해서”라면서 “공기역학을 적용해서 뒤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보트 테일 형상을 적용해 공기 저항을 줄이려고 했다”고 묘사했다.

박 책임연구원도 “외장 램프의 바깥쪽 부위에 해당하는 ‘외부 렌즈’를 공기역학적으로 다듬으려고 했다”면서 “헤드램프는 공기 흐름이 부드럽게 지나가도록 주변 표면과 매끈하게 연결하고, 리어 램프도 매끈하게 연결하는 디자인을 차용했다”고 말했다.

기아가 EV9에 가진 자부심은 남다르다. 카림 하비브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EV9이 디자인에 대한 기준을 다시 정립할 차량”이라며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에게 새로운 EV 경험을 선사할 차량”이라고 자랑할 정도다.

개발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애정도 남다르다.

한 연구원은 “EV9은 기아가 나아갈 전기차 시대의 미래에 대해 디자이너들이 수년간 고민한 흔적이 오롯이 담겨있는 차량”이라면서 “기아의 비전이 궁금한 고객은 EV9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책임연구원도 “고객이 EV9에 다가설 때마다 여러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장점을 넣으려고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아는 오는 3월 말 온라인행사를 통해 EV9의 세부 상품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실차를 선보인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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