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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침체로 공시가 하락 불가피…역대 최고 폭락[부동산360]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율 인하도 큰 몫
전국 대부분 두자리수 비율 공시가 하락
세종, 인천, 경기, 대구 하락폭 커
“보유세 등 국민 부담 크게 줄어 들 것”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특징은 문재인 정부에서 많이 올랐던 지역일수록 하락폭이 크다는 점이다. 세종, 인천, 경기, 대구 등 단기간 급등했던 지자체일수록 공시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전국 대부분이 2021년 공시가격 상승분을 되돌리는 수준의 급락세를 보였다”며 “2014년부터 이어져오던 공시가격 상승세가 10년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집값 하락과 공시가 현실화율 인하 효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005년 공시가격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대 폭인 18.61%나 하락한 건 지난해 집값이 역대급으로 폭락했고, 정부가 주택 보유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주택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동주택 실거래가는 14.30%나 떨어져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많이 하락했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간 상승했던 집값은 단기간 폭락세로 바뀌었다. 빠르게 진행된 금리인상과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효과 등이 원인이었다. 수도권만 따지면 하락폭은 –17.37%나 됐다.

집값이 급락하자 높아진 보유세 부담에 대한 불만이 늘어났다. 가뜩이나 집값 하락으로 주택보유자들의 고통이 큰데, 세금 부담까지 계속 강화하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원성이 컸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보유세 부담이 단기간 급등한 점을 주목하고, ‘2020년 수준으로 보유 부담 완화’를 추진했다.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낮추는 게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작년 11월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을 통해 올해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인 69.0%로 낮추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71.5%지만 2.5%포인트나 떨어뜨린 것이다. 시세 1억원짜리 집의 공시가격을 원래 계획대로라면 7150만원으로 해야 하지만, 6900만원으로 낮춘 것이다.

2023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 변동률. [국토교통부]

▶세종시, 공시가격 전국 최고 하락= 지역별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폭은 대부분 두 자리수를 넘는다.

집값이 많이 빠진 수도권에선 인천이 24.04%나 떨어져 2022년 상승분(29.32%)을 거의 되돌려 놓았다. 경기도도 22.25%나 하락해 2022년 상승(23.17%) 이전 단계로 돌아갔다. 서울의 경우 17.30% 하락해 2022년 상승폭(14.22%) 보다 오히려 더 밑으로 빠졌다. 수도권은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면서 집값 추락에 따른 공시가격 하락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적으론 세종이 30.68%나 떨어져 전국 시도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크다. 세종은 사실 2022년에도 공시가격이 –4.57% 변동률을 기록해 하락세가 일찍 시작됐다. 2021년 두 배 이상 폭등한 아파트들이 늘면서 공시가격이 무려 70.24%나 뛴 이후 2년 연속 떨어지는 상황이다.

대구(-22.06%)와 대전(-21.54%)의 공시가격 하락폭도 전국 평균보다 큰 편이다. 2020~2021년 집값이 급등한 이후 지난해 공급 과잉 등으로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집값이 계속 하락하고 잇는 데 따른 것이다.

그밖에 부산(-18.01%), 울산(-14.27%), 충북(-12.74%), 충남(-12.52%) 등도 공시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그나마 집값이 한자리수로 떨어진 제주(-5.59%), 전북(-8.00%), 광주(-8.75%)등 세곳은 문재인 정부 시기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올랐던 곳으로 평가된다.

▶공시가격 중위값도 크게 하락…“국민부담 줄어즐 것”= 공시가격 하락추이는 공시가격 중위값(주택을 공시가격 순서대로 놓았을 때 가운데 있는 값) 하락폭을 보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올해 전국 공시가격 중위값은 1억6900만원으로 지난해(1억9200만원)보다 2300만원이나 떨어졌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위값은 매년 상승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지역별로 서울이 4억4300만원에서 3억6400만원으로, 세종이 4억500만원에서 2억7100만원으로, 경기가 2억8100만원에서 2억2100만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공시가격 중위값은 정부가 각종 부동산 정책을 만들 때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공시가격 인하는 보유세를 2020년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건강보험료와 국민주택채권 매입 등의 부담도 크게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2020년 수준으로 보유부담 완화’라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제시한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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