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尹대통령 “日소부장, 경쟁국에 뺏길라”…한일 공급망 협력도 ‘탄력’
尹, 국무회의서 “용인 클러스터 유치” 선언
“관계 복원 안 하고, 쥐고 있는 나라가 불리”
이번 주 日수출규제 해제, 화이트리스트 복원
‘韓 제조기술’·‘日 소재·장비’ 반도체 시너지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정부는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선제 복원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 등 한일 간 경제협력과 공급망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선제적인 조치에는 ‘해외 반도체 경쟁국에 투자를 뺏겨선 안 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일본의 소부장 기업들이 우리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들어와야지 다른 경쟁국으로 가면 안 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23일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각 부처에서 한일 관계 활성화를 위해 협력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경제 부처가 관계하는 (한국)기업과 (일본)기업 간에는 (협력이) 앞으로 잘 이루어질 것이고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 착수를 국무회의에서 지시했다. 화이트리스트란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를 뜻한다. 윤 대통령의 지시 이후 정부는 즉각 화이트리스트 복원 조치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국무회의에서 “수출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안 시키고 쥐고 있어봤자 쥐고 있는 나라에 불리하다”며 “선제적으로 법적인 조치에 들어가 달라”는 취지의 당부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전날 이 장관의 “일본과 조속한 복원에 합의한 이상 누가 먼저 배제했고 누가 먼저 복원했냐를 따지는 것은 지엽적”, “네가 떡을 줘야 나도 떡을 준다는 조건이 경제 관계에서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일본의 3개 품목 수출규제 해제와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철회 절차는 이번 주 중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주 중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며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불화수소와 불화 폴리이미드, 극자외선 레지스트 등 반도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해제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 소부장 기업들이 들어온다면 반도체를 필두로 한 한일 공급망 협력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제조 기술에 뛰어난 반면, 일본은 반도체 관련 소재나 장비가 강해 양국의 협력 시 상호보완이 될 전망이다.

이 장관은 “한일 경제협력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공조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며 “클러스터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소부장을 납품하는 일본 기업의 경우 기술 향상과 생산 공정 개선의 측면에서 지리적 근접성이 주는 이점이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번 선제적 조치로 인한 한일 간 반도체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반도체가 전략기술이기 때문에 일본의 특장점과 우리의 특장점으로 반도체든 휴대전화든 키우는 건 국민들에게 더 큰 부가가치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부장이라는 것이 국내 생산 공급망이라고 하는 것이 국내외 기업, 국내 소부장 업체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중심이 되지만 거기엔 많은 국내의 중견·중소기업들이 같이 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되고, 거기엔 일본 기업을 포함한 해외의 중견·중소기업들의 참여를 저희가 배제해서는 당연히 안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poo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