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캐나다 공장 중단 문제 논의할 듯
당초 논의보다 지원 규모 축소에 공장 중단
마크 스튜어트(왼쪽부터) 스텔란티스 최고운영책임자(CO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사장이 지난해 3월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개최한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캐나다 합작공장 건설이 보조금 갈등으로 중단된 가운데, 방한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재협상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한국을 찾는 트뤼도 총리는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찬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캐나다 현지에 투자 중인 배터리, 화학, 광물 관련 기업들이 참석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는 이번 만남을 통해 최근 중단된 스텔란티스-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공장 ‘넥스트스타에너지’ 건설이 재개될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앞서 스텔란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보조금 갈등으로 합작공장 건설 중단을 선언했다. 양사는 지난해 3월 40억 달러(약 5조4000억원)를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 윈저시에 연간 45GWh 생산능력을 갖춘 합작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하반기 착공에 돌입해, 2024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다.
당시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장관 장관은 해당 프로젝트를 두고 “LG에너지솔루션 측 투자(약 2조원)와 연방 및 지방 정부의 미공개 지원금을 포함해 캐나다 자동차 산업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장 건설이 본격화하자 당초 약속한 지원금 규모가 축소됐다. 스텔란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응해 ‘건설 중단’이란 초강수를 뒀다. 최근 캐나다 정부가 폭스바겐의 온타리오주 기가팩토리 건설에 최대 130억캐나다달러(약 13조원)의 보조금을 약속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서로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문제가 빠르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공장 건설을 발표했던 시기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이라는 점도 문제다.
미국의 IRA가 시행되면서 캐나다는 더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도입했다. 샴페인 장관은 “IRA가 시행되기 전 발표된 협정이기 때문에 폭스바겐 협정과 같은 방식으로 공장 생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합의를 포함하지 않았다”며 “교착상태를 깨기 위해 온타리오주가 공정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반면 캐나다 퀘벡에 공장을 짓고 있는 포스코퓨처엠 등의 투자는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퀘벡에 연산 3만t(톤) 규모의 양극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향후 지속적으로 캐나다 정부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과정에서 2500여 개의 일자리 창출과 향후 수십여년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기업들이 캐나다 투자에 나선 이유는 배터리 공급망에 있어 캐나다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캐나다는 2022년 글로벌리윰이온 배터리 공급망 순위에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캐나다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소재 보유량이 세계 6위 수준이다. 지리적 이점도 뛰어나다. 미국 바로 옆에 있어 안정적인 인프라를 보유했고, 고객 확보도 쉽다. 특히 미국의 IRA가 발효되면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전기차 보조금을 받게 되면서 더 매력적인 생산기지로 떠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 기업들이 중국 외 국가에서 핵심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세계 각국이 공격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는 것과 달리 투입할 수 있는 보조금이 무한정이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