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채질개선 고삐…‘메탄올 선박’ 도입 박차
글로벌 선사 머스크가 앞서 공개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기본설계. [머스크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세계 해운업계의 ‘양대산맥’ 머스크(Maersk)와 MSC의 1위 경쟁이 뜨겁다. 선복량 점유율에서 MSC에 밀려 1위를 빼앗긴 머스크가 오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메탄올 추진선을 활용한 내실 다지기에 나서면서 양사 간 친환경 전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프랑스의 해운조사기업 알파라이너 집계에 따르면 업계 1위 MSC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502만9766TEU(18.7%), 머스크의 선복량은 412만7158TEU(15.3%)로 격차는 90만2608TEU 수준까지 벌어졌다. 세계 해운업계 8위인 국내기업 HMM의 세계시장 점유율 80만9867TEU(3.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해 머스크가 MSC에 1위를 내준 후, 양사 간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MSC의 보유 선복량은 465만475TEU(17.7%)로 머스크(421만4464TEU·16%)와 차이는 43만6011TEU에 불과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위’ 머스크가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머스크는 최근 해운업계 시장 전환기 속에서 복합 물류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종합물류기업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이 개편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장기적인 차원에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 모델을 찾고 육상과 항공 물류분야에서의 사업 확대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최근 해운업계에서 불고 있는 탈탄소 바람에 맞춰 친환경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일찌감치 ‘탄소배출량 제로’ 목표 달성을 기존 2050년보다 10년 앞당긴 2040년으로 설정했다. 2030년까지는 해상 운송 화물의 25%를 친환경 연료선으로 대체한다. 실제 이달 중으로 HD현대의 메탄올 추진선이 머스크에 인도돼, 9월 코펜하겐 본사에서 명명식이 진행된다.
반면 MSC는 LNG선과 메탄올 연료선을 동시에 도입하고 있다. LNG 연료는 메탄올 연료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연료지만, 여전히 석유연료를 사용하는 만큼 ‘저탄소’ 연료에 가깝다.
양사가 친환경 전환에 집중하는 것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해운 분야의 탈탄소 규제와 무관하지 않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7월 열리는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80)에서 2050년 해운 분야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기존 2008년 대비 50%에서 100%로 상향한다. 탄소연료 사용 시 막대한 부담금 부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 부담금 규모가 800억달러(약 101조7520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우리 해운·조선업계도 탈탄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MM은 지난해 총 15조원의 장기투자(2026년까지) 계획을 밝히면서 친환경 선박 도입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2008년 대비 2025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60% 줄이고, 선박의 80%는 친환경 선박으로 바꾼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HD현대는 메탄올 추진선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 대형 컨테이너사들의 발주를 HD현대가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독일·말레이시아 업체들과 함께 LNG 추진선의 대체선박으로 지목되는 암모니아 추진선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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