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게티이미지·SK하이닉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칩을 공개하는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AMD는 ‘MI300X’라는 이름의 최첨단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개하고, 올해 말부터 본격 출시한다고 밝혔다.
GPU 시장 1위인 엔비디아에 이어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강자인 AMD 역시 최첨단 GPU를 내놓으면서, 해당 칩에 동반 탑재되는 메모리 칩 시장 확대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진단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생성형 AI 시장은 올해 13조원 규모이지만, 매년 약 50% 수준으로 성장해 2030년 144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주목된다. HBM은 현재 AI 반도체 칩 제작 업체들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쓰는 주된 메모리 형태이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 HBM은 기존의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나 그래픽(G)-DDR보다 대역폭이 훨씬 넓어 전송 속도를 높이기 용이하고, 저장 용량 역시 기존 D램보다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장 용량과 대역폭 측면에서 균형감을 갖춘 칩이란 평가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글로벌 리더다. 엔비디아 GPU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 순이었다. 올해는 SK하이닉스 점유율이 53%로 늘어나며 그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챗GPT에 탑재되는 엔비디아의 ‘A100’에는 SK하이닉스의 HBM2E가 탑재돼 있다. 차세대 엔비디아 GPU인 ‘H100’에도 SK하이닉스의 HBM3가 적용됐다. 현재 HBM 제품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비교해 한 세대 앞서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4세대 제품 ‘HBM3’ 양산을 시작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로부터 HBM3의 다음 세대인 HBM3E의 샘플 입고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메모리 1위 업체인 삼성의 시장 확대 가능성도 기대된다. 삼성은 HBM 시장 2위일 뿐 아니라, AMD와 꾸준히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4월 삼성은 AMD와의 설계자산(IP) 파트너십 확대를 밝히며, 엑시노스에 최적화된 GPU 개발에 나선다는 입장도 전한 바 있다. 앞서 두 회사는 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 아키텍쳐(RDNA) 활용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지난해 RDNA2 기반의 모바일 GPU ‘엑스클립스(Xclipse)’를 공동 개발했다. AMD 설계 자산을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의 첫 자체 모바일 GPU였다. 엑스클립스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2200’에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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