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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희룡 ‘양평고속道 백지화’ 승부수…여의도 복귀 시동? 尹의 스타장관?[이런정치]
與,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가 대응’ 無…‘일 키울 필요 없다’ 판단
“元, 용산에서 원하는 ‘스타장관’인데 자꾸 국회로 돌아가려 해”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발언, 정치적 발언일 뿐? “실제 백지화 아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소속 국토교통위원들의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실무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에 휩싸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원 장관이 ‘여의도 복귀’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이 현역의원 중 처음으로 국무위원 겸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의 개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여권이 수도권에서 인물난을 겪고 있다는 점도 원 장관의 여의도 복귀설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9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양평 고속도로 관련 추가적 대응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여권에서 ‘금기어’처럼 여겨질 뿐더러 원 장관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간 마당에 일을 키울 이유도 없다는 판단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원 장관이 (야당의 공세를) 잘 끊어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더 이상 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겨냥하고 원 장관을 때리면 ‘원희룡 키워주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언은 여당과 사전 협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에서 지난 6일 갑작스레 긴급 실무당정협의회를 제안했고, 회의 때 ‘사업 전면 중단’안을 꺼냈다는 것이다. 회의 참석자는 “원내지도부를 비롯해 국토교통위원회 쪽에도 (국토부가) 아무런 언질을 주지 않았다”며 “당에도 사실상 ‘통보’된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정재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국토교통위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이 끝난 뒤 질의응답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당내 다수는 이번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그의 총선 출마는 ‘예견된 수순’이라고 예측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정치적 센스가 있는 발언이었다. 공무원 출신 장관이라면 이렇게 못했다”며 “그래서 용산(대통령실)에서 정치인 장관, 스타 장관을 원하는 것인데 총선 전이라 자꾸 (원 장관이) 국회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원 장관은 서울 양천갑에서 3선을 지낸 ‘중진’이지만, 조수진 최고위원과 정미경 전 최고위원 등 다수 여권 인사가 해당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직을 내려놓고 출마하는 입장에서 공천 경쟁이 뜨거운 지역구에 도전하는 것은 부담이라, 당내에선 원 장관이 1기 신도시 재개발 관련 성과를 앞세워 경기 고양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경기 고양갑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다.

정부여당에서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을 진짜 ‘백지화 선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발언은 ‘정치적’인 백지화 선언일 뿐, 실제로 백지화됐다고 볼 수 없다”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총선 전에 예산 편성 등 다른 이슈로 해결할 수 있다. 정부여당의 힘은 이런 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익명을 요청한 국민의힘 의원은 원 장관의 총선 출마를 예측하며 “장관직을 내놓는 것은 장관직을 얼마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 아니겠냐”고 했다. 그는 “장관직을 건다고 하니까 국민들 입장에선 ‘아 이번 사업이 김건희 여사 일가와 관련이 없구나. 사실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지 않겠냐”며 “남북공동선언이 ‘선언’이었던 것과 같다. 국책 사업을 어떻게 중단하냐”고 반문했다.

원 장관도 이번 결정이 정무적 판단임을 사실상 시인했다. 원 장관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도로국에서 (노선변경을) 실무적으로 진행한 것인데 문제가 돼서 보고를 받자마자 ‘아, 이래서 늘공과 어공의 차이가 있는 것이구나’ 싶어서 즉각 ‘이것은 원점 검토하라’고 바라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늘공(늘 공무원)’은 직업 공무원,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정무직과 별정직 공무원을 의미한다. 원 장관은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강상면에 있다는 것 자체로 사람들이 프레임과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은 하지 마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연합]

원 장관 이외 다른 국무위원들의 ‘여의도 복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권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예산안 처리 후 연말쯤 지역구에 복귀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박진 외교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도 연말부터 본격적 총선 준비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서울 강남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경기 성남분당을 차출설이 제기된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현안질의를 진행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민주당 간판을 걸고 한 판 붙자’고 발언한 원 장관도 현안질의에 출석할 예정이라, 여야 공방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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