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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은 못 줄지언정”…與 내부서 ‘TK 물갈이 비토’ 고개[이런정치]
홍준표 “절대우세지역, 내년에도 50% 수준” 전망
잦은 교체에 TK 내 중진 김상훈·윤재옥·주호영뿐
윤재옥 “좋은 사람으로 교체돼야 좋은 물갈이”
홍준표 대구시장이 6월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2023 대구투자설명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총선을 약 9개월 앞두고 여권에서 ‘TK(대구·경북) 물갈이설’이 등장했다. 새로운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특정 지역 선거구 인물을 대거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총선 때마다 등장하는 주제로, 현 여권은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TK 지역이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4년마다 반복되는 물갈이설에 TK 지역 인사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반복되는 물갈이는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여당 원내 수장까지 “상은 못 줄지언정, 선거 때마다 이러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洪 “50% 물갈이가 관례”…21대 총선서 9명만 생환

TK 물갈이설은 총선 시즌 민심을 잡기 위한 보수 정당의 단골 전략이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TK 물갈이 가능성과 관련해 “통상 정치 경험상 물갈이 비율이 35% 정도 돼야 국민들이 ‘쇄신 공천’을 했다고 바라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35%를 맞추려면 TK는 늘 50%를 물갈이했다”며 “절대 우세 지역은 50% 물갈이 공천을 해 온 것이 관례다.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실제 21대 총선에서 TK 지역 현역의원 25명 중 자신의 지역구를 지킨 이는 9명에 그쳤다. 현재 5선의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3선의 김상훈(대구 서구)·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재선 곽상도(대구 중·남구)·추경호(대구 달성군) 등이다. 교체율로 따지면 64%에 달한다. 20대 총선에서는 25명 중 19명(76%)이 교체됐다.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물갈이설이 등장할 것을 예감한 TK 지역 의원들은 일찌감치 지역구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올 초부터 제기됐던 ‘검사 공천설’이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다. 김기현 대표가 여러 차례 “검사 공천은 없고, 용산(대통령실)의 뜻도 같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한 번 붙은 불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TK 지역 의원실 관계자는 “행사가 크게 늘어난 5월부터 상임위나 본회의 회의가 있지 않은 이상 거의 대부분 시간을 지역구에 머무르면서 눈도장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보좌진 인원의 3분의 2가 지역구에 내려가 지역 업무를 보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물이 못 나온다” 불만…윤재옥 “교체율 높은 게 좋은 물갈이냐”

TK 정치권에서는 불만 어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당위원장인 초선의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지난 4일 ‘대구·경북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싹 다바꾸라는 이런 말을 하면 열심히 하는 우리 국회의원은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경북 지역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김재원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늘 반대해 왔던 입장”이라며 “대구·경북이 사실은 이 정권의 산실이고 보수의 심장이란 평가를 받지만, 선거 때가 되면 아무나 꽂아도 당선된다는 전제 아래 계속적으로 국회의원들 막 바꿔왔다”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다선·중진 의원도 점점 없어지고 초선 또는 재선 의원으로 형성이 되니까 그 자체도 또 (지역민들이) 불만을 가진다. 너무 경량급 아니냐, 존재감이 없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21대 국회 TK 지역의 3선 이상 중진은 김상훈·윤재옥·주호영 의원 3명뿐이다. 이와 관련해 한 TK 지역 의원은 “아무리 당을 보고 찍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보수를 지탱하는 지역”이라며 “인물이 날 수 없는 정치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건 역차별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14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자꾸 이런 일 반복됨으로 인해 지역민들도 불이익을 보고 있고, 지역 정치인의 위상이나 정치력에 상당히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교체율만 높이는 게 좋은 물갈이냐. 좋은 사람으로 교체돼야 좋은 물갈이”라며 “대선 등 선거 때 가장 많이 애를 쓰는 분들이다. 그 분들이 70~80% 이상 지지해서 어려운 선거를 치르는데, 상은 못 줄지언정 선거 때마다 이러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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