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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에 벌떼처럼 몰린 ‘갭투자족’…리모델링이 불질렀다[부동산360]
3월 이후 분당 갭투자 209건…전국 3위
리모델링 단지들 이주에 전셋값 상승세
불과 2억원대 갭투자 사례도 이어져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 아파트 전경. [네이버 거리뷰]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갭투자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리모델링 단지들 이주가 진행되며 전셋값이 오르자 갭투자 또한 잇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분당은 올해 상반기에만 2000여가구의 이주가 시작되며 전국적인 역전세난 우려와 달리 전셋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들어 현재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내에서는 갭투자 매매가 총 209건 이뤄졌다. 이는 경기 화성시(309건), 경기 평택시(218건)에 이어 전국 3위 수준이다. 특히 3월부터 6월까지 매월 50건 이상 갭투자 거래가 이뤄졌는데, 분당에서 4개월 이상 50건 넘는 갭투자가 이뤄진 것은 지난 2020년(5월~12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주로 수도권 외곽 등 집값 하락 폭이 컸던 지역 등에서 횡행했는데, 1기 신도시 중 집값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분당에서 갭투자가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다른 1기 신도시와 달리 분당의 가격은 비교적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저점 대비 올해 6월 분당 아파트 가격지수 잠정치는 약 8.7% 상승했다. 반면 다른 1기 신도시 지역을 보면 평촌신도시 3.7%에 이어 산본, 중동, 일산신도시 순으로 각각 1.8%, 1.3%, 0.7% 상승에 그쳤다.

이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 이주에 따라 전셋값이 빠르게 치솟은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분당에선 올해 상반기 2300여가구가 이주를 시작했다.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563가구)는 4월까지 이주를 마쳤고, 정자동 ‘느티마을3단지’(770가구)는 8월 말까지 이주를 진행 중이다. ‘느티마을 4단지’(1006가구)도 9월 말까지 이주한다. 대규모 이주가 본격화되며 인근 전세 수요가 늘어, 분당 아파트 전셋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분당구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5월 둘째 주부터 8월 둘째 주까지 15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실제로 리모델링 인근 단지선 상승 거래가 다수 목격되고 있다. 정자동 ‘상록임광보성’ 전용 84㎡ 전세 실거래 가격은 지난 4월 당시 5억원(12층)까지 하락했는데, 지난달 7억원(2층) 수준까지 회복했다. 정자동 ‘정든우성6단지’ 전용 84㎡ 전세 실거래 가격은 지난 4월 3억2000만원(15층)까지 하락했는데 지난달 6억6000만원(2층)까지 치솟았다. 전셋값이 오르며 매월 갭투자 건수도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분당구 갭투자 건수는 12월을 제외하고 매월 10건도 채 되지 않았다. 특히 9~10월에는 각각 4건으로 최저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들어선 1월 26건, 3월 52건, 5월 53건 등 매월 수십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불과 2억원대 갭투자 사례도 잇따랐다. ‘매화마을주공4단지’ 전용 36㎡는 지난 5월 31일 4억4000만원(12층)에 새로운 매매 계약서를 썼고, 7월 13일 2억4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여 갭은 2억원에 그쳤다. ‘무지개5단지청구’ 전용 58㎡는 지난 6월 7억2500만원(19층)에 팔렸고, 같은 달 26일 4억3000만원에 전세를 줘 갭은 2억9800만원이었다. 전세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분당 전세 매물은 올해 1월 3707건까지 쌓였는데, 이달 19일 기준 반토막 수준인 1843건까지 줄었다. 정자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축 단지고 장기 전세를 주는 경우가 많아 전셋값이 잘 오르지 않는 편인데, 매물이 귀해지며 올린 가격에도 빠르게 나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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