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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중국 배터리업계의 공급 과잉으로 배터리 셀 재고가 쌓여가는 가운데, 단기간내 해결이 어려운 만큼 배터리 밸류체인 기업들에 대해 보수적 접근을 권하는 의견이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22일 리포트에서 "최근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1t당 14만3900위안(2603만원)으로 2021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72% 하락했고, 작년 말 고점 대비로는 약 75%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원석 연구원은 “내년 1월물 선물 가격 역시 전일 대비 4.5% 하락한 13만2000위안(2387만원)을 기록하면서 신저가로 내려 앉았다”며 “현재 중국 로컬 리튬 가공 업체들의 손익분기점(BEP)이 t당 15만~20만위안(2713만~3617만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미 그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산리튬 가격 하락을 이끄는 요인은 다양하다. 채굴·제련업체들의 공급량 증가, 전기차 수요 증가세 둔화, 중간 소재 업체들의 재고 조정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배터리 셀 재고에 있다는 게 최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 내 신규로 쌓인 배터리 셀 재고만 178GWh로 추정되는데, 이는 작년 연간 탑재량의 60%이자 올해 전체 출하량의 31%에 달하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배터리의 3분의 1이 매달 재고로 쌓이고 있는 셈이다.

최 연구원은 “2021년부터 시작된 로컬 셀 메이커들의 공격적 생산능력(Capa) 증설이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셀 가격도 더불어 하락세다. 로컬 삼원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평균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Wh당 각각 0.52위안, 0.43위안으로 연초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 연구원은 “과잉 재고는 제품 가격 하락과 생산 중단으로 이어진다”면서 “배터리 업체 중 그나마 사정이 나은 닝더스다이(CATL) 조차 가동률이 작년 상반기 81%에서 현재 60~70% 수준에 그친다고 발표해 사실상 현재 탑티어 업체들을 제외한 업계 평균 가동률은 50%에도 못 미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과잉 재고 상황에서도 기업들의 생산시설은 늘어나고 있다. CATL, 비야디(BYD), 궈시안(GOTION), 이브에너지(EVE) 등 로컬 상위 7개 배터리 업체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증설 계획만 2025년 2720GWh에 달한다. 현지에서는 후발 업체들의 증설 계획까지 고려 시 최소 3000GWh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2025년 예상 전기차 배터리 수요(1000~1200GWh)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