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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건설업 대출 코로나19 이후 220조 증가...비은행 건전성 ‘비상’[금안보고서]
부동산 건설업 대출 절반 비은행권
코로나19 이후 부동산·건설업계에서 늘어난 기업대출이 2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코로나19 이후 부동산·건설업계에서만 기업대출이 220조원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건설사인 태영건설마저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에 돌입하는 가운데, 이렇게 늘어난 부동산·건설 업계 대출 증가분의 절반 가량이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높은 이자에 대출금 갚기가 더 어려워지고 금융사는 연체율 급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주요 업종별 기업대출은 567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부동산업이 175조7000억원, 건설업이 44조3000억원 늘었다. 전체의 38.8%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특히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이후 비은행권에서 늘어난 부동산 대출은 83조7000억원, 건설 대출은 28조8000억원으로, 각각 증가율이 108.2%, 90.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은행권 부동산·건설 대출 증가율(45.7%·55.5%)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비은행권 부동산·건설 대출은 2020년 상반기 이후 늘어나기 시작해, 올해 3분기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비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은행 비중은 각각 21.6%, 34.9%로 2020년 1분기 말 대비 2.4%포인트, 1.6%포인트 증가했다.

건설사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증했다. [연합]

또 3분기 말 기준 비은행권 전체 기업대출 중 건설업·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7.4%로, 은행이 24%인 것과 비교해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부동산업 등 특정 업종으로 대출이 쏠리는 것은 자금의 한계생산성을 낮추고 예금취급기관의 건전성이 부동산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유독 비은행권에서의 부동산·건설업 대출이 늘어난 것은 제2금융권이 아직 본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브리지론’에 돈을 많이 댔기 때문이다. 건설사는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공사를 마무리한 후 수익을 내 대출을 갚아야 하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미분양 증가로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자 빚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2020년 비은행권 기업대출 중 건설업 연체율은 3.65%였지만 올해 3분기 말 6.90%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같은 기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은 상호금융이 0.30%에서 4.18%, 저축은행이 2.43%에서 5.56%으로 상승해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은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과 대출금리 수준 간 정(+)의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대출의 경우 금리상승기 이전 대출 규모가 늘어난 부동산 관련 업종의 연체율이 최근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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