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의정갈등 협상 ‘본궤도’… 전의교협 “진일보”·정부 “건설적 대화”
전의교협 ‘과거보다 진일보’… “백지화가 증원 0명 아냐” 협상 여지
정부 ‘건설적 대화’에 환영… 이주호는 대학들 만나 ‘설득’ 계속 병행
尹 대통령, ‘유연한 대처’ 주문에 의정 갈등 협상 국면 돌입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 행사를 마친 뒤 헤어지며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유연한 대처’를 주문하면서 한달 넘게 끌어온 ‘의정갈등’이 협상 국면으로 본격 전환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사실상 ‘중재자’로 지목했다. 주요 관계자들이 각 대학을 찾아 현장 설득도 병행한다. 의대교수들 역시 ‘전공의 면허정지’ 유예를 진일보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의대교수들은 이날부터 예고대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환자들은 협상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 총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의체 구성과 전공의 처벌에 대한 유예는 과거보다 진일보한 것이라 본다”며 “그러나 구체성이나 다뤄야할 내용이 정교하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교수님의 피로도와 정신적 충격도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료 하다 이명이나 우울증 호소하는 분도 있다. 당직 서고 외래진료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의사 개인 문제 뿐 아니라 환자 개인의 안전에도 문제되고 막대한 피해 일어날 수 있어. 입원이나 응급 중환자 진료에 최선하고 그것이 환자에게 젤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의대증원의) 백지화와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백지화’가 증원 0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과학적 추계와 전공의 수련 여건을 잘 반영한 그건 누구나 다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충북대 (의대가) 교육이 제대로 되겠나. 내년엔 250명인데 학기가 올라가면 수업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1~2년에 걸친 문제가 아니라 10년간 미칠 수 있는 영향이다. 도저히 극복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의교협 측은 예정대로 이날부터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 52시간 진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전날 한 위원장을 만난 것과 관련해서는 “입학정원 및 배정은 협의 및 논의의 대상도 아니며 대화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한 위원장이 사실상 중재자로 의사들과 만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입학 정원을 일부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전의교협 측은 이를 부정한 셈이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교수협의회가 없는 1곳을 제외한 39곳의 교수가 소속된 단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린 서울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실제로 이날 고려대 의대교수들이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대의대 교수 비대위는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의 전임·임상교수들이 이날 오전 7시 30분 안암병원 메디힐홀·구로병원 새롬교육관·안산병원 로제타홀에서 각각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열고, “잘못된 의료 정책과 정원 확대 추진을 철회하고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총회 참석자들은 이날 현장에 준비된 양식에 서명한 사직서를 강당에 있는 수거함에 줄지어 넣고 퇴장했다.

고대 등 19개 의대가 모인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부터 학교별 절차에 따라 사직서를 내기로 결의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 또한 결의에 따라 이날 일괄 제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 한달여간 전공의들이 비운 의료 현장을 지키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 중재자로 역할해 왔다. 그러나 이날부터 교수들마저 현장을 떠나면서 대한민국은 사실상 의료 공백 상태에 빠지게 됐다. 다만 사직서 제출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기에, 일부 현장을 지키는 교수들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측은 일단 의료계가 ‘건설적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어제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대협)가 국민의힘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관계부처가 협의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즉시 착수했다.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경남 진주 소재 경상국립대를 방문해 총장·의과대학 학장 등고 만나 교육 지원을 약속한다. 이 부총리는 현장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이 힘을 모아 우리나라 의학교육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고, 지역 완결적 필수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의료 개혁을 완수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또 “의대생들은 하루빨리 배움의 장으로 돌아와 학업을 지속해 달라”라고 강조한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