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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버스 12년만에 멈췄다
파업 돌입...노사 물밑협상 계속
서울시, 비상수송대책 즉시 가동
지하철 증편·무료 셔틀버스 운영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버스 정류장 안내판에 버스 위치가 차고지로 표시돼 있는 가운데 승객 한명이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28일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이른 새벽부터 돌발적으로 발생한 버스 대란에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출근길 직장인,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이날 치르는 학생, 자영업자 등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관련기사 2면

서울역, 신도림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 파업 소식을 모르고 버스를 무작정 기다리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발을 동동 구르는 풍경이 연출됐다. 특히 새벽부터 내리는 비로 출근길 혼돈은 더욱 심했다. 버스 운행 중단으로 시작된 대란은 지하철과 택시로 옮겨붙었다. 대신 찾은 지하철 역은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뤘고, 택시 정류장은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섰다.

노사는 전날 오후 3시께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회의를 열였지만 11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에도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인천·경기지역으로 인력 유출이 심화하는 만큼 시급 12.7% 인상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최근 5년간의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률을 감안하면 과도한 요구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 측은 임금 인상 이유를 인천·경기 지역으로의 인력 유출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내버스는 인천·경기지역에 비해 업무시간이 길어, 낮은 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26일 파업 찬반 투표에서도 투표 조합원수 대비 찬성률 98.3%(재적조합원 대비 88.5%)로 파업안이 통과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천과 서울을 비교하면 평균 월지급액은 서울이 높고, 수당도 더 많지만 간선버스를 비교해 인천이 더 높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임금 협상은 버스회사 노사 양측간 문제로 서울시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서울시가 운송원가를 정하는 만큼, 서울시가 사실상 임금 협상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파업 돌입 후에도 실무진 간 물밑 대화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간극을 좁힐지, 조속한 시일 안에 극적 타협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업에 돌입한 서울 시내버스 노조에는 65개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번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단체교섭 대상이 되는 회사는 61개사로 알려졌다. 노조가 파업에 돌임함에 따라 전체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에 해당하는 7210대가 운행을 멈춘 상태다. 서울버스노조가 파업한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20분간 부분 파업이 진행됐다.

한편 서울시는 노조 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상수송대책 가동에 들어갔다. 지하철 운행을 연장하고 증편하는 등 출퇴근길 대체 교통수단을 즉시 투입했다. 지하철은 출퇴근 혼잡 완화 및 불편 해소를 위해 1일 총 202회를 늘려 운영한다. 막차 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오전 1시에서 2시로 연장해 운행한다. 이민경·김용훈 기자

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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