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의료계 ‘사분오열’ 속 통일안 강구?… 방재승 “전공의 접촉중”
尹-박단 회동에도 입장차 여전
사분오열 의료계 합의 도출하나
전의비 “전공의와 만나 통일안 마련 중”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이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가운데 의료계에선 앞서 윤 대통령이 요구한 ‘의대 증원 통일안’ 마련에 나섰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회동해 의료계-정부 간 대화 물꼬를 튼 가운데 의료계가 앞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의대 증원 통일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 규모를 논의할 수 있다고 이전보다 열린 입장을 취하자 의료계에서도 적극 협상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공의 내부를 비롯해 의사나 교수 단체들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점은 여전히 난제다.

전의비 방재승 “전공의와 접촉 중”…의료계 통일안 내나
방재승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연합]

방재승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은 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의료계 통일안을 마련하려 노력 중”이라며 “전공의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 위원장과 만난 전공의가 대전협 측인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증원 2000명을 대신할 구체적 수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방 위원장은 “숫자 자체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증원 절차를 일단 중지하고 협의체 만들어 객관적 기구로 검증하자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료계가 의대 증원 ‘통일안’을 주면 논의가 가능하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 입장은 제각기 다른 상황이다. 대전협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함께 ‘증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가장 강경한 축이다. ‘증원 전면 백지화’를 포함한 7대 요구를 재차 강조한 박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회동 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부정적 평을 남겼다. 반면 전의비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로 나뉜 의대 교수 단체들은 증원 규모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중립적 입장이다.

의정 간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의비가 전공의 측을 설득해 구체적 통일안을 도출할지가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정 갈등 해소는 전공의 설득이 최대 관건이다. 대형병원들이 전적으로 의존해오던 전공의 인력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대거 사직한 것이 현재 의료공백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의료계 ‘사분오열’…전공의 내분에 의대 교수 회의론 계속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전공의 내부에서도 또 분열이 존재해 합의점 도출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의비 한 관계자는 “전공의들은 전부 개개인으로 흩어져 있는 상태로 단일한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전공의들 사이에선 박 비대위원장을 신뢰하지 않는 이들도 많고 회동 결정에 대해 황당해하는 여론이 크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만나더라도 총선 이후에 만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 비대위원장이 회동에 나선 것조차 전공의들은 반발하는 분위기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전날 회동 직전 성명에서 “젊은 의사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박단 비대위와 11인의 독단적인 밀실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류옥 씨는 박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대전협 비대위 12명이 일반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을 듣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전공의 일부가 다른 의료계 단체와 만나 합의하더라도 독단적 결정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뿐만아니라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증원 규모를 두고 정부와 당장 협상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지역의 한 의대 비대위원회 소속 교수는 “당장 몇 명을 늘릴지 정부에 제시하는 게 아니라 협의체를 만들어 과학적인 근거를 도출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당장 숫자를 제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k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