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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컵도 재활용 가능” SK지오센트릭 ‘고부가 기술력’ 주목
상하이 ‘차이나플라스’ 가보니
EAA·I/O·고기능성 폴리머 전시
플라스틱 줄이고 수익성 높이고
中공장 건설중…아시아 공략 고삐
2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차이나플라스 2024’에서 참관객들이 SK지오센트릭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정윤희 기자

“기술력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못합니다. 소재 자체가 끈적하고 접착력이 보다 강하다 보니 공장 설비 등을 운영하고 유지하는데 생각보다 고급 기술이 필요합니다.”

2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차이나플라스 2024’ 현장에서 만난 손상하 SK지오센트릭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 PM은 이번 전시의 핵심 품목 중 하나로 ‘에틸렌 아크릴산(EAA)’을 꼽으며 이같이 자신했다.

SK지오센트릭 부스에 들어서자마자 전선, 종이컵, 고급 화장품 용기, 골프공 등에 들어가는 EAA, 아이오노머(I/O), 고기능성 폴리머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다. 고부가 제품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부스 내에는 SK지오센트릭의 고부가 제품을 둘러보려는 참관객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하려는 바이어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EAA는 포장재용 접착제로 쓰이는 화학제품이다. 접착력이 강해 서로 다른 성질의 소재를 붙이는데 쓴다. 예컨대 전선 내부의 금속과 폴리에틸렌을 붙인다던가, 종이 등 여러겹의 소재로 만드는 종이컵, 종이박스를 만드는 식이다.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와 비교해 재활용이 쉽고 플라스틱 양도 줄일 수 있어 관심이 뜨겁다. 전날 개막일과 이날 이틀 동안에만 인도, 터키, 중국,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들로부터 다수의 샘플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손 PM은 특히 종이컵을 예로 들어 EAA의 강점을 설명했다. 사실 종이컵은 일반 가정에서 종이류로 분류해서 배출하지만, 막상 재활용을 하기에는 쉽지 않다. 내부 코팅을 폴리에틸렌으로 하기 때문에 특수시설이 갖춰진 재활용 작업장에서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손 PM은 “EAA로 종이컵을 붙이면 전체 플라스틱이 1/3로 줄어들기 때문에 일반 종이와 함께 재활용이 가능해진다”며 “지금 국내서 하루 2만5000개의 종이컵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들을 모두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강점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중국 등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고 고부가 제품이기 때문에 수익성도 좋다는 점이다. 손 PM은 “고부가 소재다보니 가격은 비싼데 재료는 1/3만 쓰면 되니 가격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EAA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SK지오센트릭 외에는 미국의 다우케미컬과 엑손모빌, 영국 이네오스(INEOS) 등 단 4곳 뿐이다. 글로벌 전체 EAA 시장점유율은 다우케미컬에 이어 2위지만, EAA 함량이 높은 고산성(High Acid) EAA의 경우 세계서 유일하게 SK지오센트릭만 생산할 수 있다. 고산성 EAA는 EAA 함량이 20% 이상으로 일반 EAA 제품보다도 수익성이 높다.

I/O 역시 마찬가지다. I/O는 EAA에 나트륨, 이온 등을 결합한 것으로 SK지오센트릭이 독자 연구개발(R&D) 끝에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탄성력이 좋고 투명한데다, 스크래치에 강한 것이 장점이다. 부스 내에서는 I/O를 적용한 향수병 뚜껑이나 인테리어용 데크 바닥재, 골프공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기능성 폴리머의 경우 EAA에 특별한 금속염을 넣어 접착력을 조절한 소재다. 포스트잇을 생각하면 쉽다. 고기능성 폴리머가 쓰인 요거트나 푸딩 용기 뚜껑, 사발면 용기, 새 치약의 앞부분에 붙어있는 필름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SK지오센트릭은 이들 고부가 제품을 앞세워 중국 등 아시아지역 시장 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2017년 미국, 스페인의 EAA 공장을 인수한데 이어 내년 준공을 목표로 중국에서 3번째 EAA 공장을 건설 중이다. 기존에는 중국에 7000t의 EAA를 수출하는데 그쳤다면, 향후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 연 4만t의 EAA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손 PM은 “EAA가 플라스틱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보니 유럽, 중국, 인도, 터키 등에서 관심이 많고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범용제품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으로 중국, 동남아, 아시아 지역 등에서 판로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금속, 플라스틱보다 가벼우면서 강도를 높인 차량용 경량화 소재 ‘UD 테이프(tape)’, 의료기기와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이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도 살펴볼 수 있었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전기차용 부품 등도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상하이=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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