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도약 ‘하이타임’ 강조
정부조직법 개정 꺼내, 국회 협조 당부
채상병 사건 “안타깝다…국방장관 질책도”
김여사 수사 ‘공정·엄정’…특검법에 “정치공세”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받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저출생 고령화를 대비하는 기획 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패배 후 내놓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으로 윤 대통령은 “단순한 복지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 아젠다가 되도록 하겠다”며 국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기자회견의 최대 현안으로 꼽혔던 채상병 사건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이 납득이 안된다고 하면 그때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면서도 특검 주장에는 ‘정치공세’라고 선을 그었다.
▶저출생에 역량 총동원…정쟁 중단, 야당 협조도 요청 =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지금이 우리에게는 ‘하이타임’”이라며 “국가 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 교육,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도 국회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과잉 경쟁을 개선하고, 지방균형발전 정책과 사회 구조개혁을 위해서라도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남은 임기 3년동안 서민과 중산층 중심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임기 내에 기초연금 지급 수준을 4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복지정책과 시장정책을 따로 나누지 않고, 하나로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에 대한 반성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상황에서 민생의 어려움을 다 해결해 드리지 못했다”며 “3년, 국민의 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으로 남은 임기를 정쟁을 멈춰야한다는 메세지도 던졌다. 윤 대통령은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위해 정부와 여야가 함께 일하라는 것”이라며 “여야 정당과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 협업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진영 간 갈등을 키우는 정치가 계속되면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선진국 정부 사례를 살필 필요성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이해집단의 갈등을 조정하고 어떠한 협의 구조를 통해 국가적 아젠다와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지 앞선 국가들의 선례를 잘 살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일하는 방식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소야대 국면인만큼 국회 협조가 필요한 법안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확대를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 아이돌보미 국가자격제도 도입을 목표로 한 ‘아이돌봄 지원법’ 등을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에 국회의 협력을 재차 요청하며 “야당도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 김 여사 檢 수사에는 ‘공정·엄정할 것’, 특검법에는 “정치공세”…채상병 사건 “진실왜곡 불가능” = 윤 대통령은 약 20분 대국민 메세지를 낸 뒤 브리핑룸으로 내려와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4·10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체감하는 변화가 부족했다”며, “정부의 정책을 설명해드리고 소통하는 것이 부족했다”고 했다.
국정기조 전환 가능성, 정책·인선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는 “더욱 소통하는 정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부로 바뀌어야한다는 기조변화는 맞다”며 “고칠 것은 고치고 일관성 지킬것은 지키고 이렇게 하겠다”고 했다.
민감 현안인 김건희 여사 논란에는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끼친 것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KBS 대담에서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아쉽다”고 말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유감 표명을 한 것이다.
김여사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하는것이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다만 특검법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행위 아니냐”며 “진상 가리기 위한 거 아니지 않냐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윤 대통령은 채상병 사건에 대해서도 “국군통수권자로서 안타깝다”며 “왜 무리하게 진행해 인명사고가 나게 하느냐고 국방장관을 질책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 “진실을 왜곡해서 책임있는 사람을 봐주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만약에 국민들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된다고 하면 그땐 제가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에 “정치인으로 잘 걸어갈 것”, 이종섭 대사 공수처 “이해 어려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사퇴요구 관련) 문제는 바로 해소를 했다”며 “이제 정치인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해 길을 잘 걸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차기 국무총리 인선 및 개각 필요성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개각을 국면돌파용으로 쓰지 않겠다고 얘기해왔지만, 개각이 필요하다”며 “부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내각 인선도 검토 중”이라고 내비쳤다.
이종섭 전 대사의 임명 출국 논란에 대해서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소환이 진행됐다면 저희도 검토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고발됐다는 것 만으로 인사를 하지 않으면 공직인사를 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공수처가 별다른 조사없이 출국금지를 연장했던 것에 대해 “오랜 기간 수사업무를 해왔습니다만 이해하기 저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확고한 목표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건 인내하고 가야할 방향으로 걸어가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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