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국경의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철도용 교량 '우정의 다리'. [연합]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에서 중국 선박의 두만강 항해 문제가 거론된 가운데 중국 해경국 선박이 두만강을 자유롭게 통과하게 되면 일본에 군사적 위협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일본 언론에서 나왔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포함된 대동강 관련 문구를 지목하면서 이처럼 보도했다. 당시 공동성명에는 중국 선박이 두만강 하류를 통해 바다로 나가 항해하는 사안과 관련해 북한과 ‘건설적 대화’를 진행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닛케이는 두만강 하류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 국경이 접해 있어 현재는 중국 배가 두만강을 거쳐 바다로 자유롭게 빠져나오기 어렵다며 약 15㎞ 구간은 러시아와 북한의 양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그동안 중국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중국 선박 항해에 부정적이었으나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북한이 접근하는 등 3국간 역학관계가 바뀐 가운데 이번 공동성명에 북중러 3국간 대화 개시 문구가 들어간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닛케이는 중국 선박이 동해로도 바로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일본을 둘러싼 안보에 중대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이 영향력을 키우는 형태로 3국간 군사적 결속이 강해지면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마스오 지사코 규슈대학 교수는 “중국 해경선이 두만강을 거쳐 자유롭게 동해로 나오게 되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 등을 지키는 일본의 해양 순시선 활동이 분산되면서 동중국해 경비가 허술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그동안도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에서 합동 군사 훈련을 거듭해왔다며 여기에 중국 해경선이 가세하면 군사적 활동 범위가 더욱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에선 다른 평가도 나온다. 중국 선박이 두만강을 자유롭게 오가게 되면 중국 물자의 해상 수송이 원활화해지고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경제 교류 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왕원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집행원장은 닛케이에 “경제 발전을 위한 것이지 군사적 목적이 아니다”며 “군함을 두만강 쪽으로 통과시키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며 “중러 양국 정상이 두만강 개발 추진이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북한도 대화에 동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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