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기아차 조립공장 완공시 수출 본격화”
윤진식 무협회장 “양국 경제협력 외연 확장해야”
카자흐스탄 원전 사업 한국 기업 진출 논의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아스타나)=서정은 기자, 신대원·서재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를 보유한 최적의 파트너로서 경제협력의 지평을 계속 넓혀 나가야 한다”며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핵심 광물 전반에 걸친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력을 넘어 동반으로’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토카예프 대통령은 포럼에 앞서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은 원소 주기율표에 등장하는 대부분 광물을 보유한 세계적인 자원부국이다.
특히 우라늄 43%로 1위를 비롯해 크롬 15% 2위, 티타늄 15% 3위, 비스무스 0.8% 5위 등 핵심 광물의 세계 시장점유율에서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또 원유·석탄 매장량 세계 12위, 가스 16위 등 명실상부한 자원부국이다.
광물자원은 적지만 가공기술이 탁월하고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광물 수요 산업에 공 들이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최적의 파트너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교통, 전력, 가스, 주택 등 4대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 기업들은 알마티 외곽순환도로, 심켄트 가스복합화력 발전소와 같은 카자흐스탄의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고 성공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이어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제조 발전전략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카자흐스탄의 제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위탁생산을 시작했다”며 “내년 기아자동차 조립공장이 완공되면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으로의 수출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내 신차 판매량은 현대·기아차가 7만2000대로 전체 20만대 가운데 36.3%를 점유했다.
연 7만대 생산 규모의 기아자동차 조립공장 준공이 마무리돼 본격적인 생산에 나선다면 한국의 카자흐스탄 내 시장 점유율 상승은 물론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제3국 수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아시아의 르네상스 시대에 한국의 역할은 의심의 여지없이 가장 중요하다”며 “카자흐스탄과 한국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총체적인 진보의 도상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파트너”라고 호응했다.
이어 “오늘 한국의 K-실크로드 구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점을 밝혔다”면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한국의 기업과 투자자에게 전면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을 계기로 한국무역협회와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룩카즈나 간 ‘한-카자흐스탄 민간경제협력 네트워크 심화를 위한 업무협약’ 등 총 22건의 MOU가 체결되기도 했다.
앞서 양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체결한 11건의 MOU와 4건의 별도 합의 및 약정 등까지 포함하면 윤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 계기 양국이 체결한 협력은 총 37건에 달한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포럼 개회사를 통해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의 디지털 정책 추진에 맞춰 양국 간 파트너십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으로 이미 많은 한국기업들이 인프라, 플랜트 사업에 진출해 카자흐스탄 경제발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수한 ICT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 선제적인 디지털 정책을 추진하는 카자흐스탄이 경제협력의 외연을 더욱 확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SK에코플랜트, 두산그룹 등 50여개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카자흐스탄 측에서는 로만 스클랴르 카자흐스탄 제1부총리와 무르트 누르틀레우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 카나트 샤를라파예프 산업건설부 장관, 누를란 자쿠포프 삼룩카즈나 회장 등 주요 정부인사 및 기업인이 참석했다.
한편 정상 간 공동언론 발표나 공동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카자흐스탄이 검토 중인 원전 사업에 한국 기업의 진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이와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향후 원전 사업을 진행할 경우 우리 기업이 참여해 카자흐스탄의 에너지 전환 노력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은 미래 친환경 고휴율 원자력 발전 도입 여부와 관련해 올해 하반기 국민투표를 거쳐 방침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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