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 후반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과일값 고공행진이 이어졌고 등락을 거듭하는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은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보는 시민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두 달째 내수가 회복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특히 이달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도 안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방한관광객 증가·서비스업 개선 등 내수 회복조짐이 가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 회복세는 뚜렷한 흐름을 이어갔다. 5월 수출액은 반도체와 자동차·선박 수출 호조세로 전년 동월 대비 11.7%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지속 중이다. 일평균 수출액은 5월 2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2% 증가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해 수출 주력 품목 15개 중 11개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4대 주요 IT 품목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도 모두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정부는 내수 회복세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수출 회복세를 내수가 따라가지 못하는 등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던 정부는 5월 ‘내수도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판단을 바꿨고, 6월엔 ‘물가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5월 소비자물가는 2.7%를 기록하면서 지난 4월 2.9%보다 상승폭이 더 축소된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선식품지수는 17.3% 치솟았지만, 농축수산물 물가는 4월 10.6%에서 5월 8.7%로 상승폭이 한 자릿수로 축소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민간소비는 작년 4분기보다 0.7% 증가했다. 다만 소매판매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났다고 보긴 어렵다. 3월 1.6%(전년동월비 0.9%) 증가한 소매판매는 4월 1.2%(2.6%) 감소했다. 또, 5월 소비자심리(CSI)는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한 98.4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카드 승인액과 방한 관광객 증가세는 긍정적 요인”이라면서도 “소비자 심리지수 하락,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감소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탓에 내수 회복에 대한 견해는 국책연구기관과도 다소 엇갈린다. 전날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소비에 대해선 ‘부진의 장기화’, 설비투자에는 ‘부진한 흐름 지속’ 진단을 내리며 직접적으로 내수 부진을 시사했다. 특히 소비는 고금리로 인해 소비 여력이 약해지며 대다수 품목에서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4월 설비투자는 전월(-4.5%)에 이어 2.3% 줄었고, 건설투자도 건설수주 부진이 누적되며 증가폭을 계속해서 좁히고 있다.
다만 기재부는 “국내기계수주는 감소했으나,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상승하며 향후 설비투자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봤다. 건설투자에 대해서도 “전년 동기비 증가한 건설수주(41.9%) 및 건축허가면적(4.0%) 등은 향후 건설투자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 내수 온기 확산 등 체감할 수 있는 회복을 통한 민생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 철저한 잠재위험 관리와 함께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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