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커머스 연평균 14.6% 성장…中, 3.3배 빨라
韓 시장 판매액, 작년 中이 美 앞질러…“시장 잠식 속도”
배우 탕웨이가 알리익스프레스를 홍보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글로벌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영향력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다.
17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공개한 ‘최근 5년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9000억달러(약 4000조원)에서 지난해 5조8000억 달러로 5년 새 2배 성장했다.
글로벌 연평균 성장률은 14.6% 수준이다. 전체 소매업 성장률(4.4%)보다 3.3배 빠른 수준이다. 특히 징동닷컴과 알리바바, 테무 모기업 핀둬둬 등 중국 이커머스 주요 3사의 최근 5년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41%로 전체 평균보다 2.8배 높았다.
업체별 매출 순위를 보면 1위는 미국 기업 아마존이 차지했다. 그 뒤로 2위 징동닷컴(중국), 3위 알리바바(중국), 4위 핀둬둬(중국), 5위 쿠팡(한국) 등 순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중국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역대 최대인 228조9000억원이었다. 중국과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에서 중국 이커머스를 통한 구매액은 전년 대비 121.2% 증가한 3조3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이커머스 거래액(1조9000억원)도 앞질렀다. 미국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4년 이후 1위를 유지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에 밀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해외 전자상거래는 2021년을 기점으로 구매액이 판매액을 넘어서며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5조1000억원에 달했다.
또 한경협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해외 이커머스를 분석한 결과 중국 이커머스들은 작년 초부터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월간 사용자 수 기준으로 지난해 1월 플랫폼 순위는 1위 쿠팡, 2위 11번가, 3위 G마켓, 4위 티몬 등 국내 이커머스들이었다. 5위는 2018년 국내 시장에 진입한 알리익스프레스였다. 그랬던 것이 올해 5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각각 2위, 4위에 오르며 급성장했다.
한경협은 규제 중심의 유통정책 개선과 소비자 보호 강화, 국내 중소 유통·제조사 지원 등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국내 유통기업의 활동을 제한해 역차별 논란이 있는 규제 중심의 유통산업발전법을 경쟁력 강화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는 유통산업발전법에서 공휴일 의무휴업과 영업시간을 제한받고 있고 온라인 구매 배송도 동일하게 규제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몸에 해로운 식·의약품과 가짜 상품, 청소년 유해 매체, 개인정보 침해와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국 플랫폼의 소비자 보호 의무 이행현황 점검을 강화해야 하고 정보 유출 우려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