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호(왼쪽 세번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조핀 궁전에서 열린 ‘한국·체코 원자력 및 문화교류의 날’행사에서 얀 라파이 체코산업연맹 회장과 우리나라의 건설역량 및 양국 산업계 협력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내달 결정되는 30조원 이상 규모 체코의 신규 원자력발전소(최대 4기) 건설 사업 수주에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7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최종 검토를 거쳐 다음 달 중순까지 신규 원전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면 내년 3월 계약을 거쳐 2029년 착공, 2036년 상업 운전을 할 계획이다.
앞서 발주처인 체코전력공사(CEZ)는 한수원 컨소시엄(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입찰서와 프랑스의 프랑스전력공사 컨소시엄 입찰서에 대한 평가 결과를 지난 14일(현지시각) 체코 산업부에 제출했다.
우리나라는 가격경쟁력에서 프랑스보다 우세하다는 현지의 평가다. 한수원 컨소시엄이 써 낸 입찰 가격은 프랑스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각) 체코 언론 ‘경제저널(Ekonomicky Denik)’은 소식통을 인용해 “한수원이 덤핑에 가까운 가격으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약속한 공사기한을 지킨다는 점도 우리의 경쟁력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일정대로 건설했지만, 프랑스는 핀란드 올킬루오토 3호기를 2009년까지 짓기로 했다가 13년 가량이나 지연한 적 있다. 프랑스는 건설 단가도 한국보다 2배가량에 달하는 데다 납기 지연에 따른 손실을 일으킬 가능성도 커 가격 측면에선 한국이 압도적인 강점을 가진다.
한수원 컨소시엄이 체코 원전을 수주한다면 2009년 UAE 원전 수주 당시 프랑스를 꺾은 이후 15년 만에 다시 한 번 프랑스를 누르게 된다. 대규모 원전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15년 만이다. EU로 원전 수출은 처음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친(親) 원전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쏟아질 원전 입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 신규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지난 12~14일(현지시간) 올해 세 번째로 체코를 찾아 다양한 수주활동을 전개했다. 이번 방문에서 체코 산업부 장관이자 신규원전건설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요제프 시켈라(Jozef Sikela) 장관을 면담했다. 13일에는 체코 현지 언론 대상 미디어 브리핑을 갖고 한수원의 우수한 원전 건설 역량을 피력했다. 14일엔 원전건설 예정 인근 지역인 트레비치를 방문, 주요인사들과 면담을 이어갔다.
황 사장은 “한수원은 탁월한 건설역량 및 사업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체코 신규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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