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때 중소형주 상승 기대
미국 증시가 올 들어 ‘빅테크’(Big Tech) 기업 주도로 주요 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사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답보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빅테크 중심 장세를 전망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하 시 미 중소형주 상승도 기대할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지난 14일까지 19.65% 올랐다. 같은 기간 기술주와 대형 우량주가 포진한 S&P500은 14.57%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미국 전통 산업군들이 고루 속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47%, 미국 중소형주 위주인 러셀2000은 1.30% 각각 오르는데 그쳤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주식 중 미국주식은 전체 90%에 달할 정도로 미국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해외주식을 보유한 금액은 사상 첫 1000억달러를 눈앞에 뒀다. 종목은 대형주에 편중됐다. 국내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종목 1위는 엔비디아(125억8162만달러), 2위 테슬라(107억2954만달러), 3위 애플(48억8405만달러), 4위 마이크로소프트(39억795만달러), 5위 알파벳(24억5899달러)이다. 다만 미국 대형주 주가가 올 들어 강세를 보이면서 고점으로 인한 추가 매수 부담도 따른다. 이 가운데 향후 금리 인하 시 빅테크와 함께 동반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투자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셀2000은 미국 상장사 시가총액 1001위~3000위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다. 미국 증시에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대표 지수다. 다른 미국 지수 대비 성장성을 바라보는 가치주 비중이 높다. 구성 종목들 대부분은 매출 비중이 해외 수출보다 내수에 집중됐다. 미국 경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종목들이다. 통상 경기가 회복되면 성장주보다 가치주, 대형주보다는 러셀2000과 같은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인다. 금리가 인하하면 소비자 지출이 촉진되면서 미국 소규모 기업의 매출과 수익 성장에 도움이 된다.
증권가에선 빅테크 중심 장세 전망 속 단기적으로 중소형주 반등은 어렵다고 전망한다. 다만 중소형주들의 밸류에이션은 미래 기대 현금 흐름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금리에 민감한 특성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후 반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가 좋으려면 전반적으로 미국 경기 자체가 좋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금리 인하가 빨리, 많이 돼야 하는데 현 시장 분위기로는 쉽지 않다”면서 “지금처럼 미국 경기가 서서히 둔화되면서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상황에선 대형주들이 긍적적”이라고 했다.
상승 모멘텀은 금리 인하 후라는 분석이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들은 IT 비중이 굉장히 높은데 이런 기업들은 경기가 안 좋아도 현금 흐름이 좋기 때문에 업황이 좋지 않아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중소형주는 경기에 민감한 금융주나 제조업 기반 업종이 많은 만큼 실적장세에선 어려운 측면이다. 다만 과거 패턴을 보면 금리 인하 이후에 퍼포먼스는 개선됐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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