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 강남의 '재건축 최대어'인 청담 삼익아파트 재건축(청담 르엘)이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일반분양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공사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갈등이다. '제 2의 둔촌주공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청담 르엘 시공을 맡고 있는 롯데건설은 이날 공사 현장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을 걸었다.
현수막에는 '당사는 2021년 12월 착공 후 약 4855억원(직접공사비 2475억, 대여금 1080억, 사업비 130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나, 조합은 도급 계약상의 의무(일반분양, 조합요청 마감재 변경에 따른 공기 연장, 도급 공사비 정산 등)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 부득이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7년 8월 총공사비 3726억원에 조합과 도급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5월 6313억원으로 58%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
롯데건설 측은 "5월 말 기준 공정률이 50%에 달하지만, 일반분양이 무기한 미뤄지면서 공사비 수금은 5.6%에 그치고 있다"며 "공사비 증액 이후 조합이 추가로 요구한 마감재 및 설계 변경에 따른 공기 연장 및 공사비 증액 요구도 조합 측이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난달 말 이후 조합 측에 세 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조합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부득이하게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을 걸게 됐다"며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에 따라 90일 이후인 9월 1일부터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80년 지은 청담삼익아파트는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청담 르엘’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2017년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2021년 착공 신고 후 현재 신축 공사 중에 있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9개 동 총 1261가구 규모이며 올 상반기 149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나온다. 2025년 하반기 입주 예정이다.
청담 르엘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만, 청담동 주변 시세가 3.3㎡당 1억원인만큼 분양가가 3.3㎡당 700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용면적 111B㎡형은 일반 분양으로 나오지 않지만, 인근 ‘청담 자이’ 전용면적 89㎡가 지난 3월 38억원(11층)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시세가 40억원대 이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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