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지자체, 공모 관심…“방폐장과는 완전히 별개”
스웨덴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아스포 [스웨덴 아스포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지하 500m 깊이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의 성능 실험·연구 시설을 짓는다. 제21대 국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제정안’이 무산됐지만 우선 할 수 있는 대책을 시행해 고준위 방폐장 최종 건설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줄인다는 포석이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함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연구용 지하 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부지 공모 설명회를 오는 25일 대전 ICC에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대상으로 개최한다. 이후 유치의향서(7월 19일까지)와 유치계획서(8월 2일까지)를 접수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21년 12월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등에 따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연구용 지하 연구시설을 활용한 방폐물 관리 기술을 확보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부지 선정·평가 고려사항은 ▷핵심요건 암종적합성(지하)·부지 면적 및 부지적정성 ▷일반요건 부지정지·건설용이성 및 재해영향 등 ▷수요성요건 주민수용성·지자체지원의지 등 8개 항목이다. 현재 복수의 지자체가 부지 공모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그림셀 [스위스 그림셀 홈페이지] |
연구용 지하 시설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과 비슷한 심도인 지하 약 500m에서 한국 고유의 암반 특성과 한국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의 성능 등을 실험한다. 고준위 방폐장과는 별개 부지에 건설하는 ‘순수 연구시설’로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열과 지하수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실험·연구한다. 운영 과정에서 사용하는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폐기물은 연구시설 내에 전혀 반입되지 않는다. 스웨덴과 프랑스, 미국, 스위스, 벨기에, 캐나다, 독일, 일본 등 8개국에서 방폐장과 별도로 연구용 지하시설을 건설·운영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구시설 건설은 고준위 방폐장과는 완전히 별개의 과정으로 진행된다”며 “극단적으로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두 개 다 하고 싶다’고 의사 표명을 하지 않는 이상 연구시설이 됐다고 해서 고준위 방폐장이 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용 지하 연구시설에서는 국내 지질환경에 적합한 처분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일반 국민이 고준위 방폐장과 유사한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로도 활용될 방침이다.
정부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제출한 유치 계획서와 현장 부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내 부지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정부가 추산한 경제적 기대효과는 1000억~3000억원이다.
산업부는 오는 2026년 구축사업을 시작한 뒤 2032년 최종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리는 환경원자력공단에서 맡고 운영 기간은 2030년부터 약 20년간이다. 건설에 드는 사업비는 산업부의 방폐기금과 과기정통부의 원자력기금 등을 활용한 5138억원으로 추산되며 정부는 내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관련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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