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음 분석해 1초에 한대씩 불량품 검사
“AI 활용한 차별화 신기술 지속 선보일 것”
현대모비스 경남 창원공장에 설치된 ‘어쿠스틱 AI 검사기’가 제품의 품질을 판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모비스는 모터제어 파워스티어링(MDPS)을 생산하는 경남 창원공장에 소리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검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도입한 장치는 ‘어쿠스틱(Acoustic) AI 기반 검사 시스템’이다. 제품 검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소리를 듣고, 품질의 정확도를 판정한다.
어쿠스틱 AI는 소리를 매개체로 분석이 이뤄지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최근 부상한 생성형 AI처럼 언어를 바탕으로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방식과는 구별되며, 제조업 분야에서는 아직 적용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특정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도록 돕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모비스의 현장 엔지니어들과 생산기술 전문가, 석·박사급의 AI 전문 인력들이 약 1년 동안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한 끝에 이번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창원공장을 시작으로 어쿠스틱 AI 검사 시스템을 다른 부품 공정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제동장치 등 움직임에 따라 필연적으로 소음이 발생하는 부품들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최낙현 현대모비스 DT추진실장 상무는 “자동차 분야는 물론 글로벌 제조 산업 전체에서도 선도적인 공정 혁신 사례”라며 “생산기술은 물론 연구개발과 업무환경 개선에도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신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판독한 품질 정보를 현장 엔지니어들이 확인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
어쿠스틱 AI의 가장 큰 장점은 단시간에 많은 양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창원공장에 구축한 검사 시스템은 1초에 한 대씩 품질을 검사할 수 있다.
현재 창원공장에서는 연간 130만대 규모의 MDPS를 생산하고 있다. 공정은 부품체결을 비롯해 진동, 소음검사 등 총 23개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MDPS는 스티어링휠(핸들)을 통해 조향성능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안전부품이기 때문에 꼼꼼한 품질확인이 필수다. 이 중 소음검사는 MDPS에 실제 동력을 연결해 실시하고 있다. MDPS에 달린 모터가 회전하며 발생하는 소리는 일정한 물결 모양의 파형을 그리는데, 파형이 튀거나 높낮이가 다른 미세한 영역을 AI가 판단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조립 과정을 거쳐 기준치를 밑도는 불량 의심 제품을 자동화 시스템이 1차로 걸러내고, 이를 전문 인력이 재판별했다. 이번 개발로 시간 단축은 물론 정확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어쿠스틱 AI의 효용성을 확인하고 이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며 “선도적으로 개발, 도입한 어쿠스틱 AI를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AI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