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매도 접근성 나빠져”
내년 공매도 재개하더라도 어려울 듯
“제도 정착까지 최소 1년 관찰 후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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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또다시 불발될 전망이다. 그간 정부는 MSCI 선진국 편입을 위해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개선, 배당 절차 개선 등 각종 조치를 마련했지만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하면서 사실상 내년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가 21일(한국 시각) 발표 예정인 ‘2024년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은 종전과 같이 신흥국 지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경제 규모나 시장 규모의 경우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요건을 모두 만족했지만 여전히 주식시장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 2009년 MSCI 선진국으로 승격 가능한 관찰 대상국에 올랐다가 2014년 선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된 상태다.
사전 평가 성격인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에서도 그리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지난 6일 MSCI는 한국의 공매도 접근성을 긍정적인 의미의 ‘플러스(+)’에서 개선이 필요한 ‘마이너스(-)’로 변경했다. 한국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 중인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한 MSCI의 첫 공개적 반응이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일찍이 시장에선 올해 선진국 지수 편입도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기에 정부가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을 이유로 내년 3월 말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하면서 쐐기를 박았다는 설명이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따르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대외적으로 한국 증시의 위상도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분류될 경우 50억~360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순유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고 다음달부터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인 새벽 2시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등 외국인 투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공매도를 재개하더라도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시황 연구원은 “재개 이후 MSCI가 공매도 접근성을 평가하더라도 최소 1년 정도 관찰 기간을 두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한국 증시의 선진국 편입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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